(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30일 오후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KBO리그 두산 대 LG 경기. 4회 말 1사 2, 3루 때 LG 홍창기가 1타점 적시타를 친 후 기뻐하고 있다. 2021.9.30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프로야구 LG 트윈스가 종착역 골인을 앞두고 다시 타격 고민에 빠졌다.
LG는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SSG 랜더스에 0-8로 완패했다. 9이닝 동안 안타를 고작 3개만 쳤다.
지난 1일 두산 베어스에 0-2로 진 것을 합쳐 이달에만 두 번이나 영패를 당했다.
삼성 라이온즈와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이 걸린 2위를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중대 국면에서 불붙어도 모자랄 타선이 물을 먹은 셈이다.
LG는 앞으로 25경기를 더 치러야 한다.
LG는 기대를 밑도는 타선 때문에 사실상 2021년 내내 고민 중이다.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 중 홍창기(타율 0.338)만이 타율 3할을 넘겼다.
5일 현재 KBO리그 타자 20명이 득점권 타율 3할 이상을 친 가운데 역시 LG 타자 중에선 홍창기(0.356)만 포함됐다.
시즌 팀 타율은 0.255로 8위, 득점권 팀 타율은 0.247로 최하위다.
1994년 LG에 마지막 한국시리즈 우승을 선사한 이광환 전 감독은 "우승은 하늘이 점지해준다"면서도 강팀에는 5가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5대 요건은 15승을 책임질 투수, 타선의 해결사, 30도루 이상을 해줄 수 있는 톱타자, 믿음직한 마무리 투수 든든한 포수다.
시대가 바뀌고 야구 스타일도 진화했다고 하나 전반적인 팀 전력상 이 전 감독의 역설은 여전히 유효하다.
현재 LG에는 15승을 거둘만한 투수, 톱타자, 마무리, 포수는 있다.
시즌 12승 6패를 거둔 케이시 켈리는 남은 경기에서 15승 고지를 밟을 가능성이 크다.
맹타를 휘두르는 홍창기는 도루도 21개나 수확해 만점 1번 타자이자 해결사로 손색이 없다.
소방수 고우석과 주전 포수 유강남도 제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해결사가 없다. 타자들의 성장이 더딘 상황에서 확고부동한 4번 타자의 부재는 LG 타선의 약화로 직결됐다.
뛸만한 몸이 안 됐다는 평가를 들은 대체 외국인 타자 저스틴 보어는 2군에서 훈련 중으로, 언제 1군에 복귀할지 알 수 없다.
상대 타선에 피해갈 타자가 없으면 투수는 맘이 편하다. LG 타자들과는 정면으로 맞붙는다.
LG는 9월 13일 이병규 타격 코치를 잔류군으로 내리고 황병일 퓨처스(2군) 감독을 수석 겸 타격 코치로 올려 변화를 꾀했다.
그러나 그렇게나 안 맞던 타선이 한 달 만에 바뀌긴 어렵다. 타격 방향성이 정립되지 않은 타자들을 가르치기에도 빠듯한 시간이다.
확실한 건 맥 없는 타격이 가을 야구로도 이어지면 27년 만의 우승 도전은 전혀 힘을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이다.
타격 천재급인 신인 이영빈의 등장은 반갑지만, 이제는 쌍둥이 타선을 지탱해 온 베테랑들이 자존심을 걸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