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황희찬(25·울버햄프턴)이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에 빠르게 적응하며 성공시대를 열고 있다.
황희찬은 2일(한국시간) 영국 울버햄프턴의 몰리뉴 경기장에서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치른 2021-2022 EPL 7라운드 홈 경기에 선발로 나와 시즌 2, 3호골을 몰아넣고 울버햄프턴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이었던 지난달 4라운드 왓퍼드와 원정경기에서 데뷔골을 터트린 황희찬은 이후 3경기 만에 다시 골 맛을 봤다.
리그 경기에서 멀티골은 잉글랜드 진출 이후 처음이자 레드불 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에서 뛰던 지난해 2월 3일 알타흐와의 2019-2020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 21라운드 원정 경기(2-3 패) 이후 1년 8개월 만이다.
라이프치히(독일)에서 뛰던 황희찬은 8월 말 완전 이적 옵션을 포함한 한 시즌 임대 계약 방식으로 울버햄프턴 유니폼을 입고 한국 선수로는 역대 14번째로 EPL 무대에 섰다.
황희찬은 잘츠부르크에서 4시즌을 뛰는 동안 공식전 총 125경기에 출전해 45골을 터트리며 핵심 공격수로 활약한 뒤 지난해 7월 라이프치히로 이적해 '빅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황희찬은 라이프치히에서 제대로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2020-2021시즌 분데스리가에서는 18경기에 출전해 득점 없이 1도움에 그쳤다. 컵대회에서만 3골 2도움을 기록했다.
그랬던 황희찬이 울버햄프턴 유니폼을 입고는 바로 팀의 주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황희찬은 EPL 4경기에 출전해 벌써 3골이나 터트렸다.
정규리그 첫 두 경기에서 교체 투입됐던 황희찬은 6, 7라운드에서는 선발로 나서서 풀타임 가까이 소화하는 등 출전 시간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황희찬은 특유의 저돌적인 움직임에 골 결정력까지 뽐내며 이미 울버햄프턴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가 됐다.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3승 4패를 거둔 울버햄프턴은 총 5골을 기록 중인데 3골이 황희찬의 발끝에서 나왔다. 1골은 상대 자책골이었다.
왓퍼드전에서 상대 자책골 이후 나온 황희찬의 프리미어리그 데뷔골은 이번 시즌 울버햄프턴 선수가 넣은 첫 골이었다.
황희찬의 뉴캐슬전 골은 올 시즌 울버햄프턴의 홈 경기 첫 골이다. 또한 울버햄프턴에 홈 경기 첫 승리 및 시즌 첫 연승을 안긴 골이었다.
올 시즌 팀의 중요한 순간마다 황희찬이 그 중심에 서고 있는 것이다.
비록 승부차기 끝에 패배했지만 지난달 23일 토트넘 홋스퍼와의 2021-2022 카라바오컵(리그컵) 32강전 홈 경기에서는 승부차기 1번 키커의 중책을 황희찬에게 맡기는 등 벌써 팀 내 신뢰도 두텁다.
팀의 간판 공격수인 라울 히메네스와 '찰떡궁합'은 황희찬의 리그 연착륙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키운다.
황희찬의 뉴캐슬전 두 골은 모두 히메네스의 침투 패스에서 나왔다.
브루누 라즈 울버햄프턴 감독도 만족감을 감추지 않는다.
라즈 감독은 뉴캐슬전 승리 후 인터뷰에서 "황희찬은 프리미어리그에 적응했고, 우리의 플레이 스타일에도 잘 맞는다"면서 "우리는 그와 같은 선수가 필요했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울버햄프턴 팬들도 뉴캐슬전 후 "황희찬은 슈퍼스타가 될 것"이라며 엄지를 세웠다.
황희찬이 이제야 제 옷을 찾아 입은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