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통산 10승을 달성한 고진영(26)이 '전설'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과 타이가 된 '연속 60대 타수 기록' 경신에도 도전하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고진영은 11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웨스트 콜드웰의 마운틴 리지 컨트리클럽에서 막을 내린 LPGA 투어 코그니전트 파운더스컵에서 우승한 뒤 "이번 우승은 LPGA 통산 10승이라 무척 특별하다"면서 "2년을 기다려 이 대회 2연패를 달성한 것도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고진영은 이날 4라운드까지 합계 18언더파 266타를 써내 카롤리네 마손(독일)을 4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라 시즌 3승이자 LPGA 투어 통산 10승을 올렸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거둔 10승을 더하면 자신의 프로 20승째다.
2019년 이 대회 우승을 차지한 뒤 지난해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열리지 않아 2년 만의 타이틀 방어전에 나서 이룬 우승이라 의미가 더 컸다.
고진영은 첫날 1라운드 8언더파로 선두에 나선 뒤 이후에도 선두를 지키며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도 만들어냈다.
또한 14라운드 연속 60대 타수를 써내 소렌스탐이 2005년 남긴 LPGA 투어 역대 최다 기록과 타이를 이뤄 겹경사를 누렸다.
고진영은 "디펜딩 챔피언으로 출전했고, 60대 타수 기록이나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 등도 걸려 있어서 부담감이 있었다"면서도 "압박이 있을 때 경기하면 집중하기 좋은 것 같다. 그래서 오늘도 잘 할 수 있었고, 만족한다"고 자평했다.
이날 공동 2위와 4타 차 선두로 출발해 편안하게 지킨 그는 "날씨가 좋지 않아 크게 욕심부리지 않고 경기했다. 워낙 감각이 좋아서 할 수 있는 것에만 집중하자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4라운드 16번 홀까지 버디만 6개 적어내다가 17번 홀에서 유일한 보기를 기록했는데, "보기 없는 라운드를 하는 것이 오늘의 목표였는데, 보기 하나쯤은 해야 사람 냄새가 나지 않나 싶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8월 도쿄올림픽 이후 대회에 출전하지 않은 채 한동안 한국에 머물렀던 고진영은 복귀 첫 대회인 지난달 포틀랜드 클래식에서 우승하고 이후 아칸소 챔피언십 공동 6위, 숍라이트 클래식 준우승, 그리고 이번 대회 우승까지 상승세를 이어갔다.
고진영은 "큰 부담감을 안고 올림픽을 치렀던 터라 이후 휴식이 필요했다. 스윙 코치와 퍼터를 바꾸고 재정비할 시간이 필요했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에서 퍼터를 바꿔 포틀랜드 대회부터 쓰고 있는데, 두 번 우승하고 두 번의 톱10을 기록했으니 이 퍼터를 좋아하게 될 것 같다"며 웃었다.
지난주 숍라이트 클래식 때 공동 선두에 올랐다가 한 타 차 준우승으로 마친 아쉬움을 이번주에 털어낸 그는 "지난주 최종 라운드 플레이가 좋지 않아 아쉬웠다. 그걸 잘 극복할 수 있을까 부담감이 컸는데, 훌륭한 경기를 해 기쁜 우승이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고진영은 이제 한국으로 돌아와 21일부터 부산에서 열리는 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을 준비한다.
이 대회 1라운드에서도 60대 타수를 기록하면 '15라운드 연속 60타대 기록'을 작성, LPGA 투여 역대 기록을 새로 쓴다.
고진영은 "아직 소렌스탐의 기록을 깰 기회가 있는데, BMW 챔피언십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소렌스탐은 내게 많은 영감을 준다. 그는 수많은 기록을 세웠고, 그 길을 따라가고 싶다"며 "아직은 격차가 크다"고 존경심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