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2021 KBO리그 정규시즌이 '끝'을 향해 달린다.
전체 일정의 11%가 남은 상황, 대기록을 향한 선수들의 발걸음도 빨라진다.
치열한 순위 다툼만큼이나, 개인 기록 달성 여부도 프로야구 팬들에게 흥미를 안긴다.
남은 시즌, KBO리그를 더 풍성하게 할 주요 개인 기록을 소개한다.
◇ 미란다, '전설' 최동원의 탈삼진 기록 경신 도전
'쿠바에서 온 닥터K' 아리엘 미란다(32·두산 베어스)는 전설적인 투수 고(故) 최동원 전 한화 이글스 2군 감독의 한 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에 다가섰다.
미란다는 11일 현재 156⅓이닝 동안 삼진 204개를 잡았다. 9이닝당 탈삼진은 무려 11.74개다.
KBO리그에서는 미란다를 포함해 9명이 총 13차례 한 시즌 200탈삼진을 기록했다. 이 중 미란다보다 9이닝당 탈삼진이 많은 투수는 없다.
미란다는 류현진(현 토론토 블루제이스)이 2012년 한화에서 기록한 9이닝당 탈삼진 10.35개(182⅔이닝, 210탈삼진)를 1개 이상 앞섰다.
이제 미란다는 '전설의 기록'을 넘본다.
KBO리그 한 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은 고 최동원 감독이 1984년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고 작성한 223개다.
미란다는 삼진 20개를 더 잡으면, 37년 만에 KBO리그 단일 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을 경신한다.
미란다는 남은 정규시즌에서 4차례 정도 더 등판할 예정이다. 미란다의 올 시즌 경기당 탈삼진은 8.16개다. 9월 이후에는 매 경기 삼진 8개 이상을 잡았다.
부상 등의 변수가 없다면, 미란다는 무난히 전설의 기록을 넘어설 전망이다.
◇ 82년생 오승환, 최고령 40세이브 눈앞
KBO리그에서 '단일 시즌 40세이브'는 6차례만 나왔다.
1994년 정명원(40세이브·당시 태평양 돌핀스), 2000년 진필중(42세이브·당시 두산), 2006년 오승환(47세이브·삼성), 2007년 오승환(40세이브), 2011년 오승환(47세이브), 2013년 손승락(46세이브·당시 넥센 히어로즈) 등이 40세이브의 주인공이었다.
6차례 중 절반인 3번을 오승환이 달성했다.
만 39세인 오승환은 올해 KBO리그 개인 4번째이자, 역대 7번째 40세이브 달성이 유력하다.
오승환은 11일까지 38세이브를 챙겼다. 이 부문 2위 김원중(31세이브·롯데)과 격차가 커 구원왕 등극을 예약했다.
오승환은 세이브 2개를 추가하면 KBO리그 역대 최고령 40세이브 기록을 세운다.
현재까지 최고령 40세이브 기록은 2013년 손승락의 만 31세다.
오승환의 올 시즌 블론세이브(구원 실패)는 단 1개뿐이다. 14경기를 남겨둔 삼성이 세이브 기회만 제공한다면, 오승환은 무난하게 최고령 40세이브 기록을 작성할 수 있다.
◇ 최정, 역대 두 번째 400홈런 등정에 -2
최정(34·SSG 랜더스)은 '국민타자' 이승엽 KBO 홍보대사만이 등정한 '400홈런 고지'에 단 두 걸음만 남겨뒀다.
최정은 11일까지 홈런 398개를 쳤다.
유신고를 졸업하고 2005년 SSG의 전신 SK 와이번스의 1차 지명으로 프로에 입문한 최정은 그해 5월 21일 인천 문학구장(현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현대 유니콘스와의 경기에서 1군 첫 홈런을 신고했다.
2006년부터는 매년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2016년과 2017년 두 차례 홈런왕에 등극한 최정은 올해도 30홈런을 치며 나성범(31홈런·NC 다이노스)과 홈런 타이틀 경쟁을 펼치고 있다.
최정이 남은 13경기에서 홈런 2개를 보태면 KBO리그 역대 두 번째 개인 통산 400홈런의 대기록을 작성한다.
올 시즌 유독 부진한 박병호(35·키움)도 '8년 연속 20홈런' 기록으로 최소한의 자존심을 지키고자 한다.
박병호는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미국프로야구에서 뛴 2년(2016·2017년)을 제외하고 늘 20홈런 이상을 쳤다.
올해 홈런 18개를 친 박병호는 홈런 2개를 추가하면 이승엽이 보유한 '최다 연속 20홈런 기록'과 타이를 이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