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오는 20일부터 나흘 동안 부산 LPGA 인터내셔널에서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출전 선수는 84명이다.
그런데 한국 선수가 무려 49명에 이른다. 절반을 훌쩍 넘겼다.
한국 국적은 아니지만, 한국에서 태어났거나 이민 간 부모를 둔 동포 선수 7명을 합치면 56명으로 늘어난다.
이런 현상은 대회조직위가 정한 출전 자격에 해당하는 한국 선수가 워낙 많아서다.
이 대회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가 50명,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가 30명을 출전한다.
LPGA투어나 KLPGA투어 모두 특정 시점 상금랭킹 순으로 출전 자격을 부여한다.
상금랭킹 상위자가 출전을 하지 않으면 차순위 선수에게 출전권이 넘어간다.
LPGA투어는 상금랭킹 81위 선수까지 순번이 돌아갔고 KLPGA투어에서는 상금랭킹 30위 이내 선수 전원이 출전한다.
게다가 대회 조직위가 초청하는 4자리 모두 한국 선수로 채웠다.
올해가 2회째인 이 대회가 처음 열린 지난 2019년에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46명의 한국 선수와 교포 선수 5명이 출전했다.
이번에 출전하는 교포 선수는 모두 한국어를 구사한다. 외모도 영락없는 한국인이다.
코스 안팎에서 선수들이 쓰는 말은 한국어가 대세가 된다는 뜻이다.
워낙 한국 선수가 많이 활약하는 LPGA투어라서 한국 선수 비중이 높은 건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하지만 특정 대회에 한국 선수가 절반을 넘기는 현상은 특별하다.
KLPGA투어 상위 랭커에 출전권을 주는 US여자오픈은 해마다 많은 한국 선수가 출전하지만 20%를 넘기지는 못했다.
더구나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백신 접종을 비롯한 방역 지침을 따르면서 국경을 넘는 일이 여간 성가시지 않기 때문에 상당수 스타 선수들이 한국행을 포기했다.
올해 메이저대회 우승자 5명 가운데 4명이 출전하지 않는다.
메이저대회 포함 3승을 올리고 올림픽 금메달까지 딴 최고의 스타 넬리 코르다와 언니 제시카(미국) 자매, 시원한 장타를 앞세워 메이저대회까지 제패하고 신인왕을 사실상 굳힌 패티 타와타나낏(태국),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며 차세대 스타로 떠오른 유카 사소(필리핀), AIG 여자오픈 챔피언 안나 노르드크비스트(스웨덴)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LPGA투어 상금랭킹 10위 이내 선수 가운데 6명이 불참했다.
대회 주최 측은 총상금 200만 달러짜리 LPGA투어 대회를 한국에서 치른다고 요란하게 홍보하지만, 정작 내용은 한국 땅에서 한국 선수들이 우승을 다투는 대회인 셈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