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골 취소된 것을 만회하려고 막판에 전방에서 수비 열심히 했습니다."
프로축구 김천 상무의 스트라이커 조규성은 17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1 34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후반 12분 팀을 K리그2 우승과 K리그1 다이렉트 승격으로 이끄는 '우승골'을 넣었다.
하지만 이날 조규성은 자신 때문에 팀이 두 번이나 득점 기회를 놓쳤다는 생각에 끝까지 마음을 놓지 못했다.
조규성은 후반 5분 오현규가 올려준 크로스를 헤더로 마무리한다는 게 오른쪽으로 살짝 빗나갔다.
팀이 1-0으로 앞서던 후반 35분에는 오현규가 추가골을 넣었으나 비디오판독(VAR)에서 조규성의 파울이 드러나 득점이 취소됐다.
두 장면 모두에서 '말년 병장' 오현규는 크게 아쉬워했다. '일병' 조규성으로서는 난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비기면 우승 확정이 미뤄지는 상황. 부천이 비록 9위에 머물러있으나 시즌 막판 경기력이 많이 올라온 팀이어서 김천은 1점 차 리드로는 절대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그래서 조규성은 후반전 팀이 실점하지 않도록 하려고 최전방에서부터 열심히 상대를 압박했다.
조규성은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VAR 결과를 기다리면서 조마조마했는데 취소돼서 아쉬웠다"면서 오현규 병장님 도움을 못 넣은 것과 오현규 병장님 득점이 취소된 것을 만회하자는 생각으로 앞에서부터 정말 열심히 수비에 가담했다"며 웃었다.
조규성은 미복귀 전역자인데도 김천 우승 확정에 힘을 보탠 오현규에게 고마운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오현규는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22세 이하(U-22) 대표팀에 차출돼 25일부터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예선에 나선다.
오현규는 황선홍호 일정을 소화한 뒤 부대 복귀 없이 전역한다. 아직 군인 신분이지만 몸은 군대를 떠난 셈이었다.
그런데 김태완 김천 감독이 부천전에서 우승을 확정 짓기 위해 황 감독에게 오현규를 쓰게 해 달라고 요청하면서 오현규의 '부대 복귀'가 이뤄졌다.
조규성은 "오현규 병장님도 간절하게 오늘 경기 출전을 원했고, 그라운드에서 열심히 뛰셨다"면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천에서 조규성은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는, 한결 업그레이드 된 공격수로 변신했다. 최근에는 대표팀 소집 명단에도 두 번 연속 이름을 올렸다.
군 생활을 하면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열심히 해 근육량이 3㎏ 불었다는 조규성은 "군대에서는 운동을 하니까 잡생각이 안 나더라"라면서 "매일 밥 먹고 운동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 무서운 공격수가 된 조규성은 내년 9월 제대해 원소속팀인 전북 현대로 돌아간다.
그때까지는 K리그1 우승을 노리는 친정팀의 골문을 노려야 하는 처지다.
조규성은 전북을 상대로도 날카로운 발톱을 드러내 보이려 한다.
그는 "선수라면 어떤 팀을 만나도 열심히 뛰어야 한다. 김천에서 잘해야지 전북 가서도 잘할 수 있다"면서 "전북을 만나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