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경기장의 모든 분 덕에 응급처치에 '초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경기 중 쓰러진 관중을 빠른 응급조치로 살려낸 의사인 톰 프리처드 박사는 19일(한국시간) 영국 방송 BBC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지난 주말 펼쳐진 EPL 8라운드에서 가장 주목받은 경기는 영국 뉴캐슬의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열린 뉴캐슬과 토트넘의 경기였다.
승패가 문제가 아니었다. 전반 40분께 관중이 쓰러져 경기가 약 25분간 중단되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다행히 해당 관중은 응급처치를 받고 안정을 되찾았다.
한 생명이 꺼질 뻔한 상황을 그라운드에서 일찍 발견한 토트넘 에릭 다이어와 세르히오 레길론, 그리고 경기를 멈춘 주심 등 빠른 응급처치를 도운 축구인들은 찬사를 받았다.
뉴캐슬 외곽의 한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일하는 프리처드 박사는 이들의 도움이 쓰러진 관중을 살려내는 데 실제로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프리처드 박사가 환자에게 다가갔을 때 이미 다른 팬들이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다음에 필요한 것은 제세동기였다.
마침 팬들의 수신호를 받은 다이어가 그라운드의 경기장 관계자들에게 제세동기가 필요하다고 알렸다.
프리처드 박사는 "세인트 제임스 파크는 매우 빨랐고, 환자는 심폐소생술과 제세동기 충격을 빨리 받을 수 있었다. 이어 심장전문의도 현장에 왔다"고 말했다.
그때쯤 주심은 경기를 완전히 중단시키고 선수들이 라커룸으로 들어가게 해 의료진이 응급처치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앞서 레길론이 주심에게 관중석 상황을 알리며 경기를 멈춰야 할 것 같다고 말했고, 주심은 사태를 파악하자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프리처드 박사는 "응급처치에 '초집중'했다. 눈앞의 환자에만 집중했다"면서 "응급처치를 마치고 관중석으로 돌아와 앉고 나서야 경기가 중단됐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수만 명의 팬이 나를 향해 '영웅'이라고 외쳤는데, 내 생애 최고의 순간이었다"면서도 "나 혼자 한 게 아니다. 뉴캐슬 구단 의무팀 의사를 비롯해 경기장의 모든 분이 나를 도와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