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보인 기자 = 12년 만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4강에 오른 프로축구 K리그1 포항 스틸러스의 김기동 감독은 울산 현대를 넘어 우승컵까지 들어 올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기동 감독은 19일 울산과 2021 ACL 4강전을 하루 앞두고 열린 비대면 기자회견에서 "16강까지만 가보자고 생각하고 팀을 이끌었는데, 선수들이 열심히 해줘서 4강까지 올라왔다. 이렇게 올라온 이상 내일 경기에서 꼭 이겨 한국을 대표해 우승까지 도전해보겠다"고 말했다.
포항은 20일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울산과 '동해안 더비'로 ACL 4강전을 치른다. 승자만이 결승으로 향한다.
이번 시즌 K리그1에서는 포항이 울산과 세 차례 만나 1무 2패로 열세를 보였다.
김 감독은 울산이 부담스러운 상대라는 사실은 인정했다. 하지만 '이변'을 일으키겠다는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
그는 "울산은 항상 좋은 팀이고, 좋은 선수들로 구성돼 있어 경기할 때마다 어려움을 겪는다. 이번 시즌 리그에서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면서도 "하지만 ACL은 토너먼트이고 이변이 일어날 수 있는 경기다. 신진호와 고영준이 (경고 누적으로) 출전하지 못해 어려움이 있겠지만, '원팀'이 돼 꼭 승리하도록 준비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팬들이 다른 경기는 지더라도 울산에 꼭 이겨달라고 하시는데, 올 시즌에 이긴 적이 없어 미안한 마음이다. 묘수가 있다기 보다는, 내일 경기를 통해 선수들이 어떻게 준비했는지 보여줄 수 있는 포인트가 있을 거다. 잘 준비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강한 상대지만, 빠른 빌드업 등 울산의 장점을 잘 파악하고 있어 대처하는 데도 문제가 없다는 게 김 감독의 말이다.
울산의 경계 대상 1호로는 홍명보 감독을 뽑았다.
김 감독은 "가장 큰 위협은 홍명보 감독님이다. 경험도 많고 지략도 뛰어나신 분"이라며 "선수들은 전체적으로 좋아 한 명을 특정하기는 어렵지만 바코, 이청용 등 공격진이 위협적이다. 속도가 빠른 이동준이 안 나오는 건 다행"이라고 설명했다.
기자회견에 동석한 임상협은 "저희가 열세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 텐데 축구는 개인이 아닌 팀 스포츠다. 우리 팀은 어느 팀보다 단단하다"며 "꼭 승리로 팬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임상협은 17일 나고야 그램퍼스(일본)와 8강전에서 멀티골로 포항의 승리에 앞장서기도 했다.
"두 골을 넣고 이기게 돼 굉장히 기쁘고, 동료들에게 고마운 마음뿐"이라고 소감을 밝힌 그는 울산전에서도 필승을 다짐했다.
임상협은 "울산은 좋은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고, 바코가 위협적이다. 하지만 우리 수비수들이 잘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은 20일 ACL 4강전에 이어 24일에는 인천 유나이티드와 K리그1 24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파이널A(1∼6위) 진출을 위해 리그 경기 역시 포기할 수 없다.
이에 대해 김 감독과 임상협은 "다음 경기를 생각할 여력은 없다"며 "한 경기 한 경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