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한국말로 해도 돼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교포 선수 대니엘 강(미국)이 영어로 인터뷰를 진행하다 사회자에게 이렇게 묻더니 이내 부산 사투리가 살짝 섞인 한국말로 대답했다.
대니엘 강은 21일 부산 기장군의 LPGA 인터내셔널 부산(파72·6천726야드)에서 개막하는 LPGA 투어 BMW 인비테이셔널(총상금 200만 달러)에 출전한다.
개막 하루 전인 20일 대회 장소에서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대니엘 강은 "부산은 아버지 고향이라 애착이 가는 곳"이라며 "다시 여기에 올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니엘 강은 2019년 이 대회에서 연장전 끝에 준우승했고, 같은 해에는 부산 명예시민이 되기도 했다.
2013년 암으로 세상을 떠난 그의 아버지 강계성 씨가 부산이 고향이고, 대니엘 강도 부산 신개금초등학교에 1년간 다녔다.
대니엘 강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부산에 오니 마음이 편하고, '오징어 게임'에 나오는 달고나도 예전에 초등학교 다닐 때 많이 먹었던 기억이 난다"고 예전을 회상하기도 했다.
2019년 이 대회 준우승에 관해 묻자 대니엘 강은 "그때 아버지 친구분들 등 많은 팬 여러분이 응원을 보내주셔서 연장에서 졌지만 우승한 기분이었다"며 "매일 눈물이 날 정도로 즐겁고 행복했다"고 답했다.
지난해 8월 마라톤 클래식 이후 우승이 없는 그는 "컨디션은 좋은 편인데 일관성 있는 경기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금 6주째 대회에 출전하는데 짐을 줄여야 하므로 빨래가 가장 큰 관건"이라며 웃어 보이기도 했다.
대니엘 강은 1992년 10월 20일생으로 마침 이날이 생일이다.
그는 "엄마가 같이 오셨다"며 "예전처럼 친구들과 생일 파티를 하기는 어려운 여건이지만 축하 인사를 많이 받았다. 10월은 저의 달"이라고 기쁜 마음을 표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방역 때문에 숙소와 대회장만 오가는 환경에 대해서는 "저만 답답한 것이 아니고, 많은 분이 직장도 잃고 사업에 어려움을 겪지 않느냐"며 "저는 한국에 와서 골프를 치는 자체가 고맙고, 감사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팬 여러분과 함께 하는 날이 다시 올 때까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 저의 목표"라며 "저는 제 인생에서 부산에서만큼은 꼭 우승하고 싶기 때문에 이번 대회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