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프로배구 OK금융그룹의 '쿠바 폭격기'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31·등록명 레오)와 흥국생명의 미국 출신 공격수 캐서린 벨(28·등록명 캣벨)은 박제된 왕년의 스타가 아니다.
시즌 개념으로 레오는 7시즌, 캣벨은 6시즌 만에 V리그에 돌아왔다. 시간은 흘렀어도 가공할 득점력은 그때나 지금이나 별 차이가 없다.
둘은 장기를 살려 소속팀의 2021-2022시즌 첫 승리에 앞장섰다.
레오는 21일 우리카드와 벌인 풀세트 접전에서 38점을 터뜨렸다.
V리그 최고의 테크니션으로 통하는 우리카드 알렉스 페헤이라(등록명 알렉스)도 33점을 퍼부었지만, 레오의 성적에 약간 못 미쳤다.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 추첨에서 대이변으로 1지명권을 잡은 석진욱 OK금융그룹 감독은 주저 없이 레오를 호명했다.
삼성화재 시절 한솥밥을 먹은 레오의 실력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다른 선수를 볼 필요가 없었다.
레오는 2012-2013시즌부터 2012-2015시즌까지 3년 연속 V리그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뽑힌 독보적인 공격수다.
삼성화재에서 2년을 먼저 뛴 가빈 슈미트와 더불어 '몰빵 배구'의 시조 격이다.
지명 순간부터 정규리그에 접어든 현재까지 레오만 보면 석 감독의 입은 자연스럽게 귀에 걸린다.
엄청난 탄력에서 뿜어나오는 고공 강타로 V리그를 평정한 레오는 터키, 중국, 아랍에미리트에서 뛰며 한층 성숙해지고 노련해졌다.
이젠 국내 선수들을 '아우'로 이끌고 공격을 진두지휘하는 '맏형'이 됐다.
레오는 지난 17일 현대캐피탈과의 경기에서 35점을 올리는 등 두 경기에서 평균 50%의 점유율과 53%대 공격 성공률을 자랑하며 순조롭게 적응 중이다.
캣벨도 21일 IBK기업은행을 상대로 40점을 폭발해 팀에 승점 3을 안겼다.
캣벨은 2015-2016시즌 GS칼텍스에서 처음으로 프로를 경험했다.
그 시즌에 V리그 득점 4위(607점), 블로킹 2위(세트당 0.72개)에 올랐다.
16일 GS칼텍스와 대결한 시즌 개막전에서 21득점에 공격 성공률 35.4%로 복귀 신고식을 마친 캣벨은 이날엔 40득점, 공격 성공률 43.8%로 한결 나은 기록을 냈다.
김연경(중국 상하이), 이재영·다영(그리스 PAOK 테살로니키)의 집단 이적으로 새 판을 짜야 하는 흥국생명은 검증된 선수이며 중국, 필리핀, 터키에서 뛴 캣벨을 새 주포로 낙점했다.
당장 주포가 둘이나 빠진 상태라 흥국생명의 캣벨 의존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캣벨은 "후위 공격 기술이 향상했다"며 각 팀이 외국인 공격수에게 기대하는 '큰 공격'(백어택, 리시브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올라온 이단 공격)에서 기대치를 끌어올리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