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현구 임순현 기자 = '추격자' 삼성 라이온즈가 정규리그 4경기를 남기고 121일 만에 마침내 선두를 탈환했다.
삼성은 2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치른 2021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 홈경기에서 솔로포 3방을 앞세워 kt를 4-0으로 제압했다.
전날 4-2 승리를 포함해 달구벌 선두 결정전 두 경기를 쓸어 담은 삼성은 75승 8무 57패를 거둬 6월 24일 이래 근 넉 달 만에 1위를 되찾았다.
결승선을 앞두고 집단 슬럼프에 빠져 5연패를 당한 kt는 삼성보다 1경기 뒤진 2위로 내려앉았다.
삼성은 정규리그 4경기, kt는 6경기를 각각 남겼다. 두 팀의 순위가 바뀔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
공수에서 삼성이 kt를 압도했다.
선발 투수 백정현은 kt 타선에 안타와 볼넷을 3개씩만 허용하고 6⅔이닝을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삼성은 1회말 1사 2, 3루에서 강민호의 땅볼 때 구자욱이 홈에서 잡혔지만, 이어진 2사 1, 3루에서 오재일이 수비 시프트를 뚫고 1타점 우전 적시타를 쳐 기선을 제압했다.
1-0 살얼음 리드가 이어지던 5회 구자욱이 시원한 우중간 솔로 아치를 그렸고, 6회에는 강민호가 좌측 담을 훌쩍 넘기는 솔로포를 보태 3-0으로 격차를 벌렸다.
오재일은 8회말 우측 펜스 스탠드 뒤쪽에 떨어지는 비거리 110m짜리 솔로포로 kt의 백기를 받아냈다.
승부처는 7회초 kt 공격이었다.
안타와 볼넷을 엮어 2사 1, 2루 추격 기회를 잡은 kt는 문상철 대타 카드를 뽑아 들었고, 삼성은 백정현을 내리고 우규민을 투입했다.
kt는 다시 좌타자 김민혁 대타 카드로 맞불을 놨지만, 김민혁은 우규민의 바깥쪽 꽉 찬 공에 삼진으로 물러나 기대를 저버렸다.
백정현은 5월 26일 NC 다이노스와의 경기 이래 11연승을 내달려 시즌 14승(4패)째를 따냈고, 오승환은 세이브 상황이 아닌데도 9회말에 등판해 반격의 불씨를 잠재웠다.
마법을 부리던 kt 방망이는 산발 4안타로 완전히 얼어붙었다.
서로 바쁜 3위 LG 트윈스와 5위 두산 베어스는 서울 잠실구장에서 4시간 19분 혈투 끝에 3-3으로 비겨 헛심만 썼다.
선발 투수를 일찍 마운드에서 내린 두 팀은 간절한 승리를 위해 마무리 투수 고우석, 김강률까지 불펜 총력전을 폈지만, 웃지 못했다.
LG는 1회초 무사 1, 2루에서 터진 김현수의 우월 스리런 홈런으로 앞서갔다.
그러나 이후 추가점을 못 뺀 사이 두산이 맹렬히 추격했다.
3회말 호세 페르난데스가 우중간 투런 아치를 날렸다. 6회말에는 2사 후 박계범이 안타로 출루한 뒤 허경미의 우선상 안타 때 홈을 파고들어 3-3 동점을 이뤘다.
LG는 8회초 2사 1, 3루 찬스를, 두산은 8회말 1사 2루 기회를 차례로 놓쳤다.
두 팀은 9회에 주자를 득점권에 보내고도 후속타 불발로 승패를 가리지 못했다.
5위를 향해 사활을 건 NC 다이노스는 창원 안방에서 KIA 타이거즈와 벌인 더블헤더에서 1승씩 나눠 가졌다.
1차전에서는 새로운 거포 황대인의 석 점 홈런을 앞세운 KIA가 7-4로 이겼다.
KIA는 2차전에서도 8회까지 2-0으로 앞서 NC에 결정적인 치명타를 날리는 듯했다.
수세에 몰린 NC는 그러나 8회말 단 한 번의 기회에서 5점을 뽑아 5-2로 역전승을 거두고 한숨을 돌렸다.
NC는 1사 1, 2루에서 나성범의 평범한 땅볼을 KIA 3루수 최정용이 놓친 틈을 타 1점을 만회했다.
이어진 1사 1·2루에서 대타 전민수가 적시타를 쳐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NC는 2사 만루에서 밀어내기 볼넷으로 3점째를 빼고 곧바로 정현의 좌월 2루타로 멀리 달아났다.
부산 사직구장에선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가 4시간 46분 동안 어지러운 경기를 펼쳐 15-15로 비겼다.
30점은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득점이다.
한화는 안타 14개를 치고 볼넷 14개를 얻고도 롯데의 추격을 막지 못해 겨우 비겼다.
롯데는 10-15로 끌려가던 8회말 이대호의 동점 투런포 등으로 5점을 뽑아 사직구장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았다.
그러나 9회말 1사 1, 2루 끝내기 찬스에서 적시타가 나오지 않아 허무하게 경기를 끝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