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18일 경기도 서수원칠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수원 KT 소닉붐과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의 경기. 오리온 라둘리차가 슛을 하고 있다. 2021.10.18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항의도 좀 웃으면서, 다정스럽게 하라고 하는데…."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 강을준 감독이 외국인 선수 미로슬라브 라둘리차(33·212㎝)에 대해 한 말이다.
라둘리차는 30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삼성과 원정 경기에서 15분 05초를 뛰며 8점, 5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오리온은 81-76으로 이겼지만 시즌 개막을 앞두고 10개 구단을 통틀어 최고의 외국인 선수라는 평을 들었던 라둘리차의 활약은 기대 이하였다.
라둘리차는 이번 시즌 팀의 8경기에서 8.6점, 5.6리바운드의 성적을 내고 있다.
팀의 '2 옵션' 외국인 선수인 머피 할로웨이가 오히려 14.3점, 9리바운드로 에이스 역할을 하는 중이다.
라둘리차는 이날 삼성과 경기 4쿼터 초반에는 테크니컬 반칙도 하나 지적받았다.
60-60 동점을 만드는 골밑 득점을 올리는 과정에서 반칙을 불어주지 않는다는 듯한 불만을 표현하다가 테크니컬 반칙이 지적됐다.
라둘리차는 2014-2015시즌까지 미국프로농구(NBA)에서 뛰었고, 유로리그와 중국프로농구 등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
'거물급'이라는 평을 들었지만 시즌 초반 8경기를 치르는 동안 느린 스피드와 헐거운 수비, 판정에 예민한 코트 매너 등 안 좋은 점들만 도드라졌다.
특히 오리온은 지난 시즌 6강 플레이오프에서 데빈 윌리엄스가 거친 코트 매너로 강을준 감독, 동료 선수들과 '불화설'까지 나돌기도 했던 터라 라둘리차의 불같은 성격이 더욱 조심스럽다.
(고양=연합뉴스) 김병만 기자 = 12일 경기도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고양오리온-안양KGC인삼공사 경기. 오리온 라둘리차가 슛을 시도하고 있다. 2021.10.12 [email protected]
강을준 감독은 경기를 마친 뒤 "골밑에서 올라갈 때 아래서 치는 걸 심판들이 안 불어준다고 불만"이라며 "라둘리차도 KBL 콜에 적응해야 하고, 또 심판도 사람인 만큼 놓칠 수도 있다는 걸 이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 감독은 "또 아래서 치더라도 제대로 올라가야 하는데 피하면서 올라가면 정확도도 떨어지고, 반칙도 안 불어주기 마련"이라며 "NBA나 유럽, 중국에서는 그런 걸 다 불어줬는지 모르지만 빨리 적응해야 한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밖에서 보시기에 거칠다고 오해하시지만 사실은 자기 자신에게 화를 내는 것"이라고 라둘리차를 감싸며 "항의를 하더라도 좀 웃으면서 다정스럽게 하라고 이야기해준다"고 밝혔다.
강 감독은 "'네가 세계적인 선수면 매너도 세계적이어야 한다'라고도 말해줬다"며 "아마 라둘리차도 KBL 수준이 높다는 사실을 많이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팀 동료 이승현도 라둘리차에 대해 "하려는 의지는 강한 선수"라며 "안 됐을 때 심판에게 강하게 어필하는 경향이 있는데 앞으로 경기를 계속 치르면서 잘 할 수 있게 동료 선수로서 도와주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