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더스티 베이커 감독이 다시 불거진 '사인 훔치기' 논란에 유명 팝가수의 노래로 응수하며 일축했다.
베이커 감독은 12일(이하 한국시간) 상대 팀에서 제기한 '사인 훔치기' 의혹에 대해 "오늘 아침에 에릭 클랩턴의 노래를 들었다"라며 "클랩턴의 노래 중에 '나를 비난하기 전에 너 자신을 먼저 돌아보라'(Before You Accuse Me Take a Look at Yourself)라는 노래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날 휴스턴은 시카고의 개런티드 레이트 필드에서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4차전을 벌일 예정이었으나 비로 취소됐다.
베이커 감독은 "내가 할 얘기는 이것뿐"이라며 화이트삭스 선수가 제기한 '사인 훔치기' 의혹을 일축했다.
화이트삭스의 불펜 투수 라이언 테페라는 전날 열린 3차전에서 팀이 12-6으로 승리한 뒤 기자회견에서 "휴스턴 타자들은 자신들의 홈에서 열린 1, 2차전에서 2경기를 합해 16삼진을 당했는데 (시카고에서 열린) 오늘은 한 경기에서 16차례 삼진을 당했다"라고 지적했다.
'휴스턴 타자들이 홈에서는 사인을 훔친다고 생각하냐'는 기자 질문에 테페라는 "그냥 의심스럽다는 것"이라고 비아냥거렸다.
휴스턴은 2017년 월드시리즈 우승 당시 홈경기가 열리면 외야에서 상대 팀 포수의 사인을 훔친 뒤 쓰레기통을 두들기는 방식 등으로 타자에게 전달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지난해 1월 단장과 감독이 자격정지 되는 등 중징계를 받은 바 있다.
이후 팀을 재건하기 위해 부임한 베이커 감독은 포스트시즌에서 상대 팀 선수가 다시 '사인 훔치기' 의혹을 제기하자 "우리 팀은 정규리그 동안 홈이나 원정 경기에서 득점이나 OPS(출루율+장타율) 등 공격 지표가 큰 차이가 없다"라며 "오히려 화이트삭스가 홈과 원정경기 공격 지표가 제법 차이 난다"고 되받았다.
베이커 감독은 또 "사실 화이트삭스와 경기를 치르기 전에는 테페라라는 선수 이름도 제대로 들어보지 못했다"고 무시했다.
반면 토니 라 루사 화이트삭스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나온) 테페라 얘기는 들었지만, 자세한 건 읽어보지 않았다"라며 "여기는 미국이고, 선수들은 하고 싶은 말을 할 수는 있다"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