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슈터야"…전성현도 인정한 이정현, 캐롯 '양궁농구' 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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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슈터야"…전성현도 인정한 이정현, 캐롯 '양궁농구' 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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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최다 3점슛 9개 포함 31점 폭발하며 3연승 견인

'바로 이거야'

(고양=연합뉴스) 임병식 기자 = 9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정규리그 고양 캐롯과 대구 한국가스공사의 경기. 고양 이정현이 3점슛을 성공시킨 뒤 백코트하고 있다. 2023.1.9 [email protected]

(고양=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프로농구 고양 캐롯의 가드 이정현(24)이 2년 차 시즌 전반기 끄트머리에 '인생 경기'를 펼치며 팀의 연승을 이끌었다.

이정현은 9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대구 한국가스공사와의 정규리그 홈 경기에서 양 팀 최다 득점에 해당하는 31점을 몰아치며 캐롯의 87-76 승리와 3연승에 앞장섰다.

31점은 이정현의 프로 데뷔 이후 정규리그 한 경기 최다 득점 기록이다.

특히 그는 이날 11개의 3점 슛을 던져 9개를 넣는 놀라운 슛 감각을 뽐내며 3점 슛 성공 횟수 역시 데뷔 최다 기록을 세웠다.

캐롯은 이번 시즌 프로농구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한 경기 10개 넘는 3점 슛(12.2개)을 터뜨리며 '양궁 농구'를 선보이고 있다. 이날만큼은 이정현이 리그 최고 슈터 전성현(3점 슛 5개 등 20점)을 뛰어넘는 주인공이었다.

유도훈 가스공사 감독은 경기 후 총평을 하며 "경기 전부터 전성현도 전성현이지만 이정현에 대한 수비를 선수들에게 얘기했는데, 실패로 돌아갔다"며 "초반부터 압박 수비를 지시하지 못해 기를 살리는 데 일조한 것 아닌가 싶다"는 말을 가장 먼저 했다.

지시하는 김승기 감독
지시하는 김승기 감독

(고양=연합뉴스) 임병식 기자 = 9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정규리그 고양 캐롯과 대구 한국가스공사의 경기. 고양 김승기 감독이 이정현에게 지시하고 있다. 2023.1.9 [email protected]

이정현은 "오늘 슛 컨디션이 괜찮았다"면서 "팀이 5연패를 끊고 연승을 이어나가며 좋은 모습으로 올스타 휴식기에 들어가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해 고양 오리온에서 데뷔해 평균 9.7점에 3점 슛 1.1개를 기록한 이정현은 오리온을 인수해 이번 시즌 창단한 캐롯에서 한층 큰 역할을 맡고 있다.

지난 시즌과 비교해 10분 넘게 늘어난 평균 34분 47초를 뛰며 경기당 16점을 올리고 있고, 3점 슛도 2.5개로 늘었다.

3점 슛 시도 횟수 자체가 3.3개에서 6.4개로 뛰었고, 성공률도 33.5%에서 39.6%로 끌어 올렸다.

리그 전체 1위인 전성현(4.1개) 다음으로 캐롯에서 가장 많은 3점 슛을 넣고 있는 선수가 이정현이다. 슛을 쏘는 거리가 3점 라인보다 한참 떨어져 있을 때도 잦아 상대 수비가 막기 더 까다롭다.

이정현은 "최근 경기가 많아서 힘든데, (전)성현 형이 큰 힘을 줘서 자신 있게 할 수 있었다"며 "형이 슛에 대한 노하우는 알려주지 않으시지만, 리딩과 팀플레이 등을 가르쳐주신다"고 귀띔했다.

손 마주치는 전성현
손 마주치는 전성현

(고양=연합뉴스) 임병식 기자 = 9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정규리그 고양 캐롯과 대구 한국가스공사의 경기. 고양 전성현이 3점슛을 성공시킨 뒤 이정현과 손을 마주치고 있다. 2023.1.9 [email protected]

슛에 관한 질문에 이정현이 "제가 슈터는 아니지만…"이라고 운을 떼자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한 전성현은 이정현을 향해 "(너도) 슈터야"라는 말로 힘을 싣기도 했다.

"저의 리딩 실수로 팀이 쫓기고 힘든 경기를 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조금씩 경험하다 보니 성장하는 것 같다"고 최근 경기력을 자평한 이정현은 "휴식기 이후도 잘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승기 캐롯 감독은 이정현에 대해 "많이 좋아졌지만, 조금 더…"라며 미소 지었다.

김 감독은 "지금도 100%를 하고 있지만, 120%까지 할 수 있도록 끌어 올리려 한다. 나쁜 점을 잘 고쳐가고 있고, 내년엔 더 좋은 선수가 될 거다"라며 "오늘처럼 터지면 엄청나게 되는 거고, 그렇지 않더라도 팀이 이길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 선수로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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