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황소' 황희찬(26)이 소속팀 잉글랜드 프로축구 울버햄프턴에서 이번 시즌 첫 득점포를 가동했다.
황희찬은 8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열린 리버풀과의 2022-2023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3라운드(64강전)를 벤치에서 시작한 뒤 후반 18분 후벵 네베스 대신 투입, 후반 21분 2-2로 균형을 맞추는 골을 터뜨렸다.
이번 시즌 황희찬이 울버햄프턴에서 기록한 첫 골이다.
황희찬이 울버햄프턴 공식전에서 골을 넣은 건 지난해 2월 아스널과의 리그 경기 이후 약 11개월 만이다.
지난 시즌 울버햄프턴에서 리그 5골을 넣었던 황희찬은 이번 시즌 들어서는 많은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한 가운데 좀처럼 골 맛을 보지 못하고 앞서 도움 2개만 기록 중이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2-1 역전승을 완성하는 극적인 결승 골을 넣으며 한국의 16강 진출에 앞장선 그는 이후 소속팀에서의 입지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성적 부진으로 월드컵 전 경질된 브루누 라즈 감독의 뒤를 이어 울버햄프턴의 지휘봉을 잡고 월드컵 이후 본격적으로 이끌기 시작한 훌렌 로페테기 감독은 황희찬을 연이어 선발로 기용했다.
황희찬은 이날은 교체 명단에 포함됐다가 팀이 1-2로 끌려다니던 상황에서 조커로 투입됐는데, 제 몫을 확실히 해내며 존재감을 더욱 깊이 각인했다.
황희찬의 동점 골로 울버햄프턴은 패배 위기를 모면하고 리버풀과 2-2로 비겨 재경기로 다음 라운드 출전 여부를 가리게 됐다.
이날 울버햄프턴은 상대 실수에 힘입은 행운 섞인 골로 기선을 제압했다.
전반 26분 리버풀 알리송 골키퍼가 페널티 지역 가운데서 강하게 찬 공이 압박을 시도한 곤살루 게드스의 발에 걸렸고, 게드스가 바로 오른발 슛을 때려 골 그물을 흔들었다.
하지만 리버풀은 전반 45분 다르윈 누녜스의 동점 골로 균형을 맞췄고, 후반 7분엔 무함마드 살라흐의 역전 골까지 터져 흐름을 바꿨다.
이후 로페테기 감독은 후반 18분 황희찬을 비롯한 3장의 교체 카드를 한 번에 가동했고, 황희찬이 위기에서 팀을 구해냈다.
후반 21분 마테우스 쿠냐가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공을 찔러주자 황희찬이 절묘하게 미끄러져 들어가며 밀어 넣어 시즌 첫 골을 뽑아냈다.
후반 36분엔 황희찬의 패스에 이은 토트 고메스의 슛이 들어가 황희찬이 도움을 추가할 뻔했으나 오프사이드가 지적돼 재역전 득점이 되지는 못했다.
카타르 월드컵에서 네덜란드의 8강 진출을 이끈 뒤 지난달 말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서 리버풀로 옮긴 코디 학포는 이날 선발 출전해 리버풀 선수로 데뷔전을 치렀다.
누녜스, 살라흐와 선발 공격진을 이뤘던 학포는 후반 39분 알렉스 옥슬레이드-체임벌린으로 교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