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조국 아르헨티나의 월드컵 우승을 이끌며 진정한 '축구의 신'으로 인정받게 된 리오넬 메시(35·파리 생제르맹)는 '평생 원했던 트로피'를 따낸 감격 속에 국가대표로 더 뛰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메시는 19일(한국시간)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랑스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을 마치고 자국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우승이 찾아온 건 미친 일이다. 나는 이것을 매우 원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캡틴' 메시의 아르헨티나는 이날 프랑스와의 결승전에서 전·후반 90분 동안 2-2, 연장전까지 3-3으로 맞서며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4-2로 이겨 36년 만에 월드컵 우승을 차지했다.
십수 년 세계 축구를 주름잡으며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도 간판 역할을 해 온 메시에게는 첫 번째 월드컵 우승이다.
축구 선수로서 커리어에서 이룰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이뤘으나 월드컵 우승 트로피만 없던 메시는 2006년 독일 대회부터 5차례 도전한 끝에 마침내 세계 정상의 꿈을 이뤘다.
결승전 멀티 골을 포함해 메시는 이번 대회에서 7골 3도움을 올리는 맹활약으로 아르헨티나의 우승에 앞장서 대회 최고 선수에게 주는 골든볼도 거머쥐면서 모든 면에서 '최고'를 자부할 수 있게 됐다.
메시는 "신이 내게 그것을 주실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이렇게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이젠 즐길 때다. 이 컵을 보라, 아름답다"며 기다렸던 월드컵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그는 "이것은 내가 평생 원했던 트로피다. 어릴 때부터 꿈이었다"며 "우리는 많은 고통을 겪었지만, 해냈다"고 강조했다.
이번 월드컵은 30대 중반에 접어든 메시의 '라스트 댄스'로 불렸다. 4년 뒤엔 마흔을 바라보는 그가 월드컵에 출전은 하더라도 전성기의 기량을 발휘하기 어려운 터다.
'라스트 댄스'를 스스로 화려하게 장식한 메시는 일단 지금이 아르헨티나 대표로의 완전한 마지막은 아니라는 뜻을 밝혔다.
그는 "나는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 은퇴하지 않을 것이다. 세계 챔피언으로서 경기에 뛰는 경험을 이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대표팀에서 더 뛰겠다는 메시의 말에 아르헨티나 축구 대표팀의 리오넬 스칼로니 감독은 두 팔을 벌려 환영했다.
스칼로니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그(메시)가 뛰고 싶어 한다면 다음 월드컵 때도 등번호 10번이 적힌 (메시의) 유니폼을 준비해야 한다"며 "그는 자신의 커리어에서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권리를 얻었다"고 말했다.
이어 "메시가 동료들에게 끼치는 영향력은 정말 놀랍다. 라커룸에서 그만큼 영향력을 가진 이를 본 적이 없다"고 극찬했다.
지난해 코파 아메리카(남미축구선수권대회) 우승 이후 월드컵에 대한 부담이 컸다는 스칼로니 감독은 "당시 메시가 '우리는 계속해서 나아가야 한다. 다른 것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고, 내게 감정적으로 큰 힘이 됐다. 나는 우리가 무언가를 이뤄내기 직전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