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일본의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8강의 꿈은 다시 4년 뒤를 기약하게 됐다.
일본은 6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자눕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크로아티아와 경기에서 1-1로 비긴 뒤 연장전을 득점 없이 마치고,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 끝에 1-3으로 졌다.
1번 키커 미나미노 다쿠미를 시작으로 2번 미토마 가오루, 4번 요시다 마야의 슛이 크로아티아 골키퍼 도미니크 리바코비치에게 모두 막혔다.
이로써 일본은 2002년, 2010년, 2018년에 이어 이번 대회까지 네 번째 월드컵 16강 탈락의 쓴잔을 들었다.
일본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 국가 가운데 월드컵 16강에 가장 많이 진출한 나라다.
한국도 2002년, 2010년, 2022년 대회 등 세 번이 전부다. 또 한국과 일본은 월드컵 본선에서 나란히 7승씩 거둬 최다승 국가이기도 하다.
2회 연속 16강에 오른 최초의 AFC 소속 국가가 바로 올해 일본이다.
AFC 소속 국가로는 1966년 북한, 2002년 한국이 월드컵 8강에 오른 바 있다.
일본은 특히 이날 크로아티아전이 아쉬웠다.
조별리그에서 독일, 스페인과 한 조에 묶인 '죽음의 조' E조에 편성돼 16강 진출도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뜻밖에 독일과 스페인을 모두 2-1로 따돌리고 조 1위로 16강에 올랐기 때문이다.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전반 43분 마에다 다이젠이 선제골을 뽑아 8강이 눈앞에 보이는 듯했으나 후반 10분 이반 페리시치에게 동점 골을 내주고 끝내 승부차기에서 고개를 숙였다.
지난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이 사실 더 아까웠다.
당시 16강에서 벨기에를 만난 일본은 후반 3분과 7분에 한 골씩 넣어 2-0으로 앞서가고도 이후 내리 3골을 허용하는 대역전패에 울어야 했다.
2002년 16강전에서 튀르키예에 0-1로 져 같은 공동개최국 한국이 4강까지 오르는 것을 부러운 눈으로 지켜봐야 했고, 2010년 남아공 대회 16강에서는 파라과이에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 3-5로 패했다.
일본 주장 요시다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4년마다 우리는 16강을 넘어서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이번에도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며 "매우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속상해했다.
그러나 일본은 이번 대회에서 독일, 스페인을 연파했고 26명 엔트리 가운데 19명이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로 구성하는 등 탄탄한 전력을 구축했다.
특히 독일, 스페인을 상대로 낮은 점유율에도 승리를 따내는 일명 '만화 축구'로 팬들의 호평을 받았다.
또 독일, 스페인전에 넣은 4골 가운데 3골이 교체 선수가 넣은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의 용병술도 빛났다.
모리야스 감독은 "선수들은 일본 축구의 밝은 미래를 보여줬다"며 "우리는 독일과 스페인을 이겼고, 우리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고 이들을 추월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면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