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비디오 판독(VAR)이 16강 진출 팀을 사실상 결정할 정도의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2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E조 3차전 일본과 스페인의 경기는 VAR이 사실상 승패를 결정한 경기가 됐다.
이 경기는 일본이 2-1로 역전승을 했는데, 후반 6분 2-1을 만드는 득점 상황에서 미토마 가오루가 크로스를 올리기 직전 공이 라인 밖으로 나간 것처럼 보였다.
이에 대해 VAR이 진행됐고, 결국 공이 라인 밖으로 완전히 나가지 않고 살아 있었다는 판정이 나와 일본의 득점이 인정됐다.
경기 종료 후 사진이나 느린 영상을 통해 맨눈으로 봤을 때는 공이 나간 것처럼 보이고, 선심도 공이 나갔다는 깃발을 들었지만 VAR을 통한 분석으로는 공이 라인에 닿아 있었다는 의미다.
만일 이 득점이 인정되지 않고 그대로 경기가 1-1 무승부로 끝났다면 16강 진출 티켓은 일본-스페인이 아닌 스페인-독일에 돌아가는 상황이었다.
이번 대회는 2일 오전까지 총 44경기가 펼쳐졌고, 이 가운데 VAR을 통해 판정이 번복된 사례는 22번에 이른다. 두 경기에 한 번 정도 VAR로 판정이 바뀐 셈이다.
(알라이얀=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1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F조 3차전 크로아티아와 벨기에의 경기. 앤서니 테일러 주심이 VAR 판정을 통해 크로아티아에게 주어진 페널티킥을 오프사이드를 이유로 취소하고 있다. 2022.12.2 [email protected]
2일 경기에서만 세 차례 판정이 뒤집혔다.
독일과 코스타리카전에서는 후반 44분 독일 니클라스 퓔크루크가 4-2를 만드는 득점을 올렸으나 이때 선심의 오프사이드 판정이 나왔다. 결국 VAR을 본 끝에 득점이 인정됐다.
또 크로아티아와 벨기에 경기에서는 전반 15분 크로아티아에 페널티킥이 선언됐다가, VAR을 통해 크로아티아 선수의 오프사이드가 잡히면서 페널티킥이 취소됐다.
전날에도 두 건의 VAR을 통한 판정 번복이 나왔다.
아르헨티나와 폴란드 경기에서는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와 보이치에흐 슈쳉스니(폴란드)의 충돌 상황에 대해 VAR 심판이 주심에게 '페널티 리뷰를 해보라'고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페널티킥이 선언됐고, 메시의 페널티킥은 슈쳉스니 골키퍼가 직접 막아냈다.
프랑스와 튀니지 경기에서도 프랑스 앙투안 그리에즈만의 후반 추가 시간 동점 골이 VAR을 통해 무효가 됐다.
한국과 가나 경기에서 나온 VAR은 판정 번복 사례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당시 가나의 첫 골 장면에서 페널티 지역 안에 있던 가나 선수의 팔에 공이 맞는 장면이 나왔지만 VAR 확인을 통해 고의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원심이었던 득점이 그대로 유지됐기 때문이다.
일단 VAR에서 잡히면 거의 그대로 판정이 따라가지만 이번 대회 유일하게 VAR이 잡아낸 반칙 등을 실제 판정에 적용하지 않은 사례가 하나 있다.
바로 덴마크와 튀니지 경기에서 나온 것으로 당시 후반 추가 시간에 튀니지 수비수 야신 마르야의 팔에 공이 맞아 VAR 실에서 주심에게 사인을 보냈다.
그러나 당시 주심은 그 핸드볼 반칙 이전에 덴마크 선수가 튀니지 선수를 밀었던 것을 우선 적용해 VAR 실의 조언을 채택하지 않았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은 "이번 대회에서 FIFA가 VAR을 통한 판정 번복 등에 대해 팬들에게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며 "명확한 근거 등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ESPN은 "영국 프리미어리그는 VAR 판독 시 관련 자료가 중계방송사에 공유되지만 FIFA는 그렇지 않다"고 개선할 점을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