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2000년대 후반부터 미국프로농구(NBA)를 호령했던 센터 드와이트 하워드(37)가 대만 프로리그에서 뛴다.
대만프로농구 T1리그의 타오위안 레퍼즈는 8일 구단 인스타그램을 통해 하워드와 계약했다고 밝혔다.
인스타그램에 함께 게재된 영상에서 하워드는 "흥분된다. 얼른 대만에서 뛰어보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타오위안이 속한 T1리그는 지난해 창설된 신생 리그다. T1리그의 등장으로 대만프로농구는 양대 리그 체제(P.리그+·T1리그)가 됐다.
타오위안은 8승 22패를 거둬 6개 팀 가운데 5위로 지난 시즌을 마쳤다.
구단은 계약 조건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하워드가 역대 아시아로 적을 옮긴 역대 NBA 선수 중 이름값이 가장 높은 만큼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했을 것으로 보인다.
하워드는 2004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NBA에 입성해 2008년부터 리그 베스트5에 선정되며 최고 센터로 군림했다.
2007년부터 8회 연속 올스타로 뽑힌 그는 2009년부터 3년 연속으로 '올해의 수비수'로 선정되는 영예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이 상이 신설된 1982-1983시즌 이후 3연패를 이룬 선수는 하워드뿐이다.
슈퍼맨 복장으로 2007-2008시즌 올스타전 덩크슛 콘테스트에 나서 통렬한 덩크슛을 꽂아 전 세계 팬들에게 '슈퍼맨'이라는 별명을 각인시켰다.
전성기로 꼽히는 2008-2009시즌에는 정규리그 평균 20.6점 13.8리바운드 2.9블록슛을 올리며 맹활약했고, 플레이오프(PO)에서도 NBA의 '킹'으로 불린 르브론 제임스의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를 격파하는 데 앞장서는 등 리그에 족적을 남겼다.
하워드는 NBA에서도 역사를 세운 선수를 기리는 '네이스미스 메모리얼 농구 명예의 전당' 입성이 유력한데, 이런 업적을 세운 선수가 아시아 프로농구에 합류한 일은 사실상 전례가 없다.
2015-2016시즌 휴스턴 로키츠에서 뛰며 마지막으로 두 자릿수 평균 득점을 기록한 그는 이후 기량이 급락한 탓에 애틀랜타 호크스, 샬럿 호니츠, 워싱턴 위저즈, 로스앤젤레스 레이커스,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 등을 전전하는 '저니맨' 신세가 됐다.
제공권에 중점을 둔 '정통 빅맨'보다는 3점과 외곽수비에 능한 선수를 선호하게 된 NBA의 변화상도 하워드가 자리 잡지 못하는 요인이 됐다.
결국 하워드는 올여름 자유계약(FA) 신분이 됐지만 새 시즌이 시작할 때까지 팀을 구하지 못했고, 프로 데뷔 18년 만에 NBA를 떠나게 됐다.
하워드처럼 팀을 구하지 못한 '왕년의 스타'로는 카멜로 앤서니(38)가 있다.
앤서니는 아직도 NBA의 간판 자리를 지키고 있는 제임스(LA 레이커스)와 같은 포지션에서 경쟁했던 포워드로, 2012-2013시즌 정규리그 득점왕을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