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7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KBO리그 한국시리즈 5차전 키움 히어로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 9회말 무사 1,3루에서 SSG 김강민 역전 끝내기 홈런을 날리고 기뻐하고 있다. 2022.11.7 [email protected]
(인천=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저는 이번 시리즈 안 나와도 됩니다. 그냥 대타로 나올 필요도 없이 시리즈가 끝났으면 좋겠어요."
지난 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프로야구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1차전에서 9회말 대타 동점 홈런을 친 김강민(40·SSG 랜더스)은 웃지 않았다.
만 40세 1개월 19일로 홈런을 쳐 포스트시즌(PS) 최고령 홈런의 주인공이 됐지만, 결국 팀은 연장 10회 접전 끝에 6-7로 패했기 때문이다.
올해 김강민은 최지훈이라는 걸출한 중견수의 등장으로 백업으로 자리를 옮겼다.
불혹을 넘긴 나이지만, 수 싸움을 통한 노림수 있는 한 방은 여전했다.
이번 시리즈에서 SSG가 마지막까지 숨겨둔 '비장의 카드'로 활약 중인 김강민은 7일 안방인 인천에서 열린 키움과 KS 5차전에 9회말 대타로 등장했다.
(인천=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7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KBO리그 한국시리즈 5차전 키움 히어로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 9회말 무사 1,3루에서 SSG 김강민이 역전 끝내기 홈런을 날리고 기뻐하고 있다. 2022.11.7 [email protected]
경기 상황은 좋지 않았다.
믿었던 에이스 김광현이 5이닝 3실점으로 무너졌고, 타선은 6회까지 안우진에게 가로막혀 한 점도 내지 못했다.
8회 최정의 2점 홈런으로 2-4까지 따라간 SSG는 9회 선두타자 박성한의 볼넷, 최주환의 안타로 무사 1, 3루 기회를 잡자 곧바로 김강민 카드를 꺼냈다.
키움 마무리 최원태의 빠른 공에 2스트라이크로 몰린 김강민은 슬라이더 실투가 들어오는 걸 놓치지 않았다.
'숨 쉬듯, 가볍게' 때린 타구는 인천의 밤하늘을 지나 홈팬들이 환호하는 관중석에 안착했다.
2-4에서 5-4로 단숨에 경기를 뒤집는 한 방이었다.
경기가 끝난 뒤 김강민은 "아웃이 되더라도 진루타를 쳐야 한다고 생각했다. 홈런이 될 거라는 욕심은 부리지 않았다. 치고 보니 홈런이었다고 표현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시리즈에서 내 역할이 '게임 체인저'다. 지고 있을 때 대타로 나간다. 겉으로 티는 안 내지만, 경기를 보고 있으면 수명이 줄어드는 느낌"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인천=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7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KBO리그 한국시리즈 5차전 키움 히어로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 9회말 무사 1,3루에서 SSG 김강민이 역전 끝내기 홈런을 날리고 기뻐하고 있다. 2022.11.7 [email protected]
이 홈런으로 김강민은 자신이 보유했던 PS 최고령 홈런 기록을 40세 1개월 26일로 갈아치웠다.
홈런을 확인하고 양손을 번쩍 들었던 김강민은 1차전 홈런 때와 마찬가지로 침착한 표정으로 베이스 4개를 차례로 밟았다.
동시에 한국시리즈 역대 4번째 끝내기 홈런이자 최초의 대타 끝내기 홈런의 주인공으로 이름을 올리고 5차전 데일리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돼 상금 100만원과 100만원 상당의 리쥬란 코스메틱 협찬품의 주인이 됐다.
김강민은 "오늘은 이겼지만, 아직 (우승까지) 1승이 남았다는 생각 때문에 기뻐만 할 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벌써 이번 시리즈에서만 두 개의 대타 홈런을 친 것에 대해서는 "계속 나오니 쉬워 보일 수도 있는데 어려운 거다. 앞으로는 출루와 적시타로 팀이 승리하는 데 힘을 보태기만 해도 만족한다"고 했다.
(인천=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7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KBO리그 한국시리즈 5차전 키움 히어로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
9회말 무사 1,3루 SSG 김강민이 3점 홈런을 치고 있다. 2022.11.7 [email protected]
김강민의 홈런을 앞세운 SSG는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앞서가며 한국시리즈 우승에 단 1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김강민은 "뛰어난 동료 덕분에 정규시즌 우승은 숟가락만 얹었다. 맏형으로 큰 무대에서 아직 힘을 보탤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시리즈다. 1승만 더하면 정말 행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벤치에서 가슴 졸이며 경기를 지켜보는 게 힘들다고 하소연하던 그는 "저까지 아예 기회가 안 왔으면 좋겠다. 벤치에서 편하게 응원하다가 마지막에 하이 파이브만 하고 싶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