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두 골을 몰아치며 프로축구 K리그1 득점왕에 오른 조규성(전북)은 아직 카타르 월드컵을 생각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라고 선을 그었다.
월드컵에 앞서 FC서울과 2022 하나원큐 대한축구협회(FA)컵 결승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조규성은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더케이 호텔에서 열리는 K리그 대상 시상식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아직은 월드컵 생각이 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월드컵 생각이 조금 나는 건 맞지만 크진 않다. FA컵이라는 중요한 경기가 남아 있다"며 "그게 끝나면 (월드컵이) 더 와닿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북과 서울은 오는 27일과 30일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FA컵 왕좌를 다툰다.
앞서 서울 종로구 FA컵 결승전 미디어데이에 전북 현대 대표 선수로 참석한 김진수는 조규성의 득점포가 승부를 결정할 것으로 내다봤다.
조규성은 "그건 당연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김)진수 형도 많이 도와주려고 하고, '네가 앞에서 골을 많이 넣어야 한다'며 다그치기도 한다"고 말했다.
FA컵 결승은 두 팀의 올 시즌의 마지막 경기지만, 2차전이 끝나면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이 3주도 남지 않게 된다.
월드컵이 코앞에 다가온 상황에서 조규성은 대표팀 스트라이커 자원 중 최근 가장 좋은 경기력을 뽐내며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는 기어코 득점왕 자리도 찾아왔다.
주민규(17골·제주 유나이티드)와 득점 경쟁을 펼치던 조규성은 최종전 인천 유나이티드와 홈 경기 전까지는 두 골 뒤져 타이틀에서 멀어지는 듯했다.
그러나 주민규가 같은 시간 울산 현대와 경기에서 침묵하는 와중에 조규성이 인천전 멀티골을 폭발하며 역전 드라마를 썼다.
득점이 같지만 31경기를 뛴 조규성이 37경기에 나선 주민규보다 출전 경기 수가 적에 리그 규정에 따라 득점왕을 차지한 것이다.
조규성은 "태어나서 개인상을 받은 게 처음이다. 초등학교 때 축구를 처음 했을 때부터 받은 적이 없었다"며 "이번에 득점 순위에 올랐을 때도 '내가 득점왕을 할까'하고 계속 의심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 골씩 득점하다 보니 이렇게 됐다. 최종전은 정말 운이 좋게 두 골이 들어갔다"며 "'올해 정말 잘 풀린다', '운이 정말 좋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조규성은 올 시즌 김천 상무에서 23경기에 출전해 13골을 넣었고 전북 복귀 후 이날까지 8경기에 나와 4골을 기록했다. 조규성이 K리그 득점왕에 오른 것은 처음이다.
(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지난 5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2022 하나원큐 FA컵 4강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의 경기에서 전북 조규성이 역전 골을 넣고 원정 팬들과 환호하고 있다. 2022.10.5 [email protected]
조규성은 "김상식 감독님이 전북에 돌아왔을 때 '좋은 외국인 선수 한 명 영입한 것 같다'고 말씀해주셨다. 그때 정말 기분이 좋아서 꼭 보답해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되돌아봤다.
이어 "김천의 김태완 감독님께도 '감독님 없었으면 저도 없었다'고 감사 인사를 드렸다"고 덧붙였다.
득점왕까지 거머쥐면서 자신감이 찰 법도 하지만, 조규성은 "스스로 축구를 잘한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그렇게 생각하니 처음부터 열심히 뛰어야 했다"며 "그러다 보니 좋은 동료들도 만나고, 이런 부분들이 점점 겹치면서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