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2개월 만의 복귀전 첫날 난조 속에 하위권으로 처진 여자 골프 세계랭킹 1위 고진영(27)은 결과를 받아들이며 곧장 다음 라운드로 시선을 돌렸다.
고진영은 20일 강원도 원주의 오크밸리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BMW 챔피언십 1라운드를 마치고 취재진을 만나 "생각보다 더 힘들었다. 오랜만에 대회에 나와서 설레었는데, 그 마음을 감추지 못했는지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손목 부상으로 휴식기를 보내다 8월 캐나다에서 열린 CP 여자오픈 이후 2개월 만에 대회에 출전한 고진영은 이날 버디 3개를 잡아냈으나 보기 6개를 쏟아내고 한 홀에서 5타를 잃는 '퀸튜플 보기'까지 나오며 8오버파 80타를 치는 데 그쳤다.
이번 대회 출전 선수 78명 중 공동 76위로 최하위권이다. 지난해 부산에서 열린 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그는 일단 첫날은 타이틀 방어에서 멀어지는 분위기다.
세계랭킹 2위 아타야 티띠꾼(태국), 3위 이민지(호주)와 동반 라운드에 나선 고진영은 전반엔 한 타를 줄이며 선전했으나 후반엔 샷 난조가 이어지며 10∼13번 홀 연속 보기와 마지막 18번 홀(파5) 퀸튜플 보기로 무너졌다.
고진영은 후반의 고전에 대해 "골프가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게 골프"라며 "최선을 다한 뒤 결과가 어떻든 받아들여야 하는 게 선수의 몫"이라고 곱씹었다.
이날 함께 경기한 티띠꾼은 보기 없이 9언더파를 몰아쳐 단독 선두에 나서며 고진영은 당장 세계 1위 자리를 위협받게 됐다. 이민지도 공동 19위(2언더파 70타)로 무난하게 마쳤다.
고진영은 "제 플레이하기가 바빠서 남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티띠꾼, 이민지가) 워낙 잘 치는 선수들이라 오늘 많이 배웠다"고 밝혔다.
그는 "속상하긴 하지만, 손목 핑계는 대고 싶지 않다. 최선을 다했으나 제가 못 친 거라고 생각한다"며 "아프지 않고 대회를 마치는 게 첫 번째 목표다. 오늘 부족했던 부분이 나아지는 방향으로, 제가 잘할 수 있는 것들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남은 사흘을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