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천하의 20승 투수도 12일간 4차례나 등판하는 강행군을 이겨낼 재간은 없었다.
미국프로야구 로스앤젤레스 다저스는 2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7전 4승제) 4차전에서 2-9로 무릎을 꿇었다.
시리즈 전적 1승 3패로 벼랑 끝에 몰린 다저스는 남은 5∼7차전에서 한 번만 더 패하면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우승 꿈이 물거품 된다.
선발 로테이션이 꼬이면서 5차전을 '불펜 데이'로 치러야 하는 다저스는 4차전을 반드시 잡아야 했다.
선발 매치업은 다저스의 절대 우위였다.
다저스는 올해 메이저리그 유일의 20승 투수인 우리아스가 나선 반면 애틀랜타는 불펜 데이를 예고해서다.
3차전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다저스는 4차전에서 우리아스를 앞세워 시리즈 균형을 노렸으나 우리아스의 구위는 정규시즌 때의 위력과는 거리가 멀었다.
우리아스는 에디 로사리오, 애덤 듀발, 프레드 프리먼에게 홈런 3방을 허용하는 등 5이닝 8피안타 5실점으로 무너졌다.
홈런으로 연결된 구종은 모두 포심패스트볼이었다. 우리아스의 포심패스트볼 평균 시속은 93.5마일(약 150㎞)로 정규시즌보다 0.6마일(약 1㎞) 떨어졌다.
우리아스가 한 경기에서 홈런 3방을 허용한 것은 2016년 빅리그 데뷔 2번째 선발 등판경기에 이어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을 통틀어 이번이 두 번째다.
다저스는 올 시즌 한 번도 중간계투로 나간 적이 없는 우리아스를 포스트시즌에 접어들자 마구잡이로 썼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2차전에 선발 등판한 우리아스는 최종 5차전에선 중간 계투로 역할을 바꿨다.
애틀랜타의 NLCS 2차전에서 또 구원 등판한 우리아스는 단 이틀 휴식을 취한 뒤 4차전 선발 투수로 나섰다.
제아무리 중요한 포스트시즌이라고는 하나 다저스는 우리아스에게 지나치게 무리한 요구를 했고, 그 결과 시리즈 탈락 위기로 내몰리는 결과를 자초했다.
우리아스를 비롯해 맥스 셔저를 전천후로 기용하는 다저스의 변칙적인 마운드 운용에 대해 현지에서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AP통신은 "다저스의 프런트는 투수 전력을 최대한 활용하는 10월의 전통적인 방식을 무시했다"며 "이러한 결정은 다저스의 보스인 앤드루 프리드먼 사장이 기대했던 대로 흘러가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벼랑 끝에 몰린 다저스는 악재가 겹쳤다. 3루수 저스틴 터너가 7회말 내야 땅볼 뒤 1루로 뛰다 햄스트링을 다쳐 남은 시리즈 출전이 사실상 어렵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