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9·10월 최고 승률을 찍으며 4위 굳히기에 나섰던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가 암초에 걸렸다.
사흘 연속 대체선발 투수를 내세우는 불안한 시기에, 공동 6위 팀에 1.5게임 차로 추격당했다.
두산은 15∼17일, 더블헤더를 포함해 4연전을 치른다. 4경기 중 3경기를 대체 선발에게 맡긴다.
대체 선발 첫 주자였던 박종기는 15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홈경기에 등판해 경기 초반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6이닝 8피안타 5실점 해 패전투수(시즌 3패)가 됐다. 두산은 NC에 0-5로 완패했다.
경기 전까지 7위였던 NC는 SSG 랜더스와 공동 6위로 올라섰다. 5위 키움 히어로즈는 삼성 라이온즈에 2-0으로 승리했다.
두산은 키움에 0.5게임, 6위 NC·SSG에 1.5게임 차 추격을 허용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대체 선발들이 긴 이닝을 던졌으면 한다"고 바랐다. 박종기는 6이닝을 던지며 불펜 과부하를 막았다. 그러나 1회 3점, 3회 2점을 내주며 대체 선발의 한계도 드러냈다.
16일 KIA 타이거즈전에는 좌완 신인 최승용(20), 17일 KIA와의 더블헤더 중 한 경기는 우완 현도훈(28)이 대체 선발로 등판한다.
최승용은 올해 1군에서 10경기에 등판해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4.50을 올렸다. 선발로는 10월 6일 한화 이글스전에 한 차례 등판해 ⅔이닝만 던지고 2피안타 2실점(1자책) 했다.
현도훈은 개인 통산 1군 등판이 6차례에 불과한 투수다. 올해는 1군 3경기에 모두 구원 등판해 3⅓이닝 4피안타 9볼넷 7실점(평균자책점 18.90)으로 부진했다.
그는 2018년 5월 8일 KIA전에서 개인 처음으로 1군 무대에 선발 등판해 4⅓이닝 9피안타 7실점 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현도훈은 3년 5개월 만에 1군 무대에서 선발 등판한다.
16일, 그리고 17일 더블헤더 한 경기에서 두산은 선발 투수의 중량감에서 밀린 채 경기를 시작해야 한다.
외국인 투수 워커 로켓의 부상과 베테랑 좌완 유희관의 부진이 대체 선발을 연이어 내보내야 하는 상황을 만들었다.
길게 보면 불펜으로 이동한 이영하, 올 시즌 내내 고전하다 2군으로 내려간 김민규의 부진이 뼈아프다.
7위까지 처졌던 두산은 9·10월 최고 승률(22승 3무 14패·승률 0.611)을 찍으며 4위로 올라섰다.
하지만 5위권 팀들이 다시 힘을 내며, 두산을 위협하고 있다.
중요한 시점에 선발진에 공백이 생겨, 두산이 느끼는 압박감은 더 크다.
김태형 감독은 "지금은 일단 경기에서 이기는 게 가장 중요하다. 이기려면 선발은 물론이고 불펜, 타선 모두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체 선발이 흔들리더라도 불펜이 버티고, 타선이 터지면 승리를 챙길 수 있다.
김 감독은 대체 선발 투수들의 짐을 구원 투수와 타자들이 덜어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