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연합뉴스) 권훈 기자 =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장유빈이 전관왕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장유빈은 8일 제주도 서귀포시 사이프러스 골프&리조트 동·남 코스(파71)에서 열린 KPGA 투어 챔피언십(총상금 11억원) 2라운드에서 6언더파 65타를 쳤다.
중간 합계 9언더파 133타를 적어낸 장유빈은 리더보드 맨 윗줄을 점령한 채 3라운드를 맞는다.
이미 제네시스 대상을 확정 지은 장유빈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상금왕과 평균타수 1위에 주는 덕춘상, 그리고 다승왕까지 개인 타이틀을 석권할 수 있다.
KPGA 투어가 이 대회에 앞서 제작한 대회 홍보 영상에서 "올해는 내가 다 할게요"라고 수줍게 말하며 전관왕의 욕심을 내비쳤던 장유빈은 "처음부터 대상이 목표였기에 대상 말고는 생각해보지 않았다. 하다 보니 이제 다른 개인 타이틀까지 욕심 내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장유빈은 투어 최고의 선수다운 경기력을 보여줬다.
장타 1위답게 평균 312야드의 장쾌한 드라이버샷과 과감하고 정교한 웨지 샷으로 버디를 7개나 뽑아냈다.
2번 홀(파4), 3번 홀(파3)에서 각각 7m, 9m의 만만치 않은 거리의 버디 퍼트를 집어넣으며 기세를 올린 장유빈은 4번 홀(파5·546야드)에서는 두 번 만에 그린 앞까지 볼을 보내놓고 칩샷으로 홀에 딱 붙인 뒤 가볍게 버디를 보탰다.
6번 홀(파4)에서 4m 퍼트를 떨군 장유빈은 8번 홀(파4)에서는 두 번째 샷을 홀 바로 옆에 떨궈 탭인 버디를 잡아냈다.
12번 홀(파3)에서 그린을 놓친 뒤 로브샷으로 공략한 두 번째 샷이 조금 길게 떨어져 1타를 잃었지만, 장유빈은 551야드짜리 14번 홀(파5)에서 두 번 만에 그린에 볼을 올렸다.
4m 이글 퍼트는 거의 들어갈 뻔했다가 들어가지 않아 1타만 더 줄인 장유빈은 16번 홀(파3)에서 또 한 번 탭인 버디를 만들어냈다.
장유빈은 "초반에 중장거리 퍼트가 들어가면서 경기가 잘 풀렸다"면서 "특히 짧은 퍼트 실수가 거의 없었다. 내가 짧은 퍼트 실수를 하지 않는 날이 드문데 오늘이 그날"이라고 활짝 웃었다.
장유빈은 평소 애를 먹이던 짧은 퍼트 실수가 줄어든 원인을 "부담이 없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목표였던 대상을 확정 지으면서 부담이 없어졌다. 다른 개인 타이틀은 저절로 따라 오는 것이라고 여긴다"는 장유빈은 "사실은 대상을 받게 된 것도 실감이 아직 안 난다. 시상식엘 가봐야 실감 날 듯하다"고 말했다.
이틀 동안 버디 10개를 뽑아내고 보기는 1개로 막은 장유빈은 "코스가 입맛에 맞는다. 크게 공략이 어려운 홀도 없고, 내 구질인 페이드 샷을 치기에 적합한 레이아웃이다. 페어웨이도 내가 좋아하는 벤트 그래스다. 날씨가 좋다면 16, 17언더파를 치면 우승할 것 같다. 그 타수를 칠 자신은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박은신과 이대한이 장유빈에게 1타 뒤진 공동 2위(8언더파 134타)로 추격했다.
첫날 공동 선두였던 박은신은 이날 3타를 줄였고, 이대한은 4언더파 67타를 때렸다.
이동민, 김동민, 조우영이 공동 4위(7언더파 135타)에 포진했다.
첫날 박은신, 이동민과 공동 선두에 올랐던 신인왕 후보 송민혁은 1타를 잃고 공동 12위(4언더파 138타)로 밀렸다.
그래도 송민혁은 공동 48위(3오버파 145타)로 처진 신인왕 포인트 1위 김백준보다 앞서 있다.
장유빈에 이어 상금랭킹 2위인 김민규는 10타 뒤진 공동 38위(1오버파 143타)에 그쳐 상금왕 경쟁에서 역전이 더 힘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