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지난 27일 프로농구 서울 SK와의 경기에서 판정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낸 김효범 서울 삼성 감독이 KBL 재정위원회에 회부됐다.
KBL을 향해 '작심 발언'을 쏟아낸 김효범 감독은 SK의 육탄전에 고전한 센터 코피 코번을 보호하기 위한 발언이었다고 해명했다.
KBL은 30일 오전 10시 제30기 제3차 재정위원회를 열고 KBL을 비방하는 행위를 한 김효범 감독에 대한 징계 여부를 따져보겠다고 29일 밝혔다.
김효범 감독은 27일 SK에 73-76으로 패한 직후 취재진 앞에서 작심한 듯 판정에 불만을 털어놨다.
그는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코피 코번이 28분 31초를 뛰고 자유투를 4개밖에 얻지 못했다"며 "얼마나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상대 수비 3명이 달라붙어도 발을 빼서 공간을 만들었고, 올라가면 한 골인데 거기서 반칙이 안 불린다"며 "그럼 상대가 완벽하게 수비를 했다는 얘긴데 이해가 안 된다. 어떻게 경기하란 말이냐"라고 주장했다.
키 206㎝에 몸무게 116㎏ 육중한 체구의 코번은 골 밑에서 주로 플레이하는 선수다.
하지만 경기 막판 SK 선수들의 거친 도움 수비로 코번의 위력이 반감되면서 삼성은 한때 19점까지 앞서던 경기를 내줬다.
이날 지면서 개막 4연패로 최하위에 처진 삼성은 SK 상대 12연패 수모마저 당했다.
김효범 감독은 코번이 정당한 플레이를 한 만큼 판정이 공정했다면 여러 차례 자유투를 얻어냈어야 한다고 봤다. KBL의 심판진이 제대로 된 판정을 내리지 못했다고 질타한 것이다.
김효범 감독은 또 "(골 밑에서)씨름하는 농구를 누가 보고 싶겠느냐"며 판정 기준에 대해 분통을 터뜨려 결국 KBL 재정위에 회부됐다.
'문제 발언' 이틀 후인 29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부산 KCC와 홈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김효범 감독은 "코번 선수를 보호하는 차원에서 작년부터 그렇게 말해왔다. 우리 팀의 중추라서 다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항상 선수 입장에 서 있다. 선수들이 내 총이니까, 내가 총대를 메야 한다"며 "그들을 위해서 싸우고, 그들이 안 다치도록 하는 게 나의 일"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시즌 종료 후 유재학 경기본부장이 취임하면서 KBL은 국제 대회 기준에 맞도록 판정 기준을 조정하고 있다.
올 시즌은 일명 '하드 콜'로 불리는 새 판정 기준에 따라 이전 시즌보다 몸싸움을 관대하게 허용하는 추세다.
김효범 감독은 외곽에서 이뤄지는 강한 몸싸움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하지만 골 밑에서는 '선수 보호'가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김효범 감독은 "외곽에서 강하게 수비하는 건 좋아하고, 또 너무 좋다. 그렇게 외곽에서 압박 때문에 실책이 나오는 건 내가 잘못 지도한 것"이라며 "골 밑 가까이에서는 다칠 수 있으니 그런 부분을 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수 시절 감독으로 만났던 유재학 본부장을 향한 유감은 없다고 말했다.
김효범 감독은 "지금도 (유재학 본부장과는) 사제 간이고, 나의 스승님"이라며 "하지만 사제 간을 떠나서 선수들이 다치지 않는 게 제일 우선"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