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삼성 라이온즈가 외국인 투수 코너 시볼드(28)의 더딘 회복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 9월 오른쪽 어깨 통증을 이유로 전열에서 이탈했던 코너는 한 달이 넘도록 공을 잡지 못했고, 캐치볼 수준의 가벼운 훈련을 하다가 지난 13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PO 1차전에 앞서 자택이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로 출국했다.
코너는 미국에서 치료에 집중하고 돌아오겠다고 했지만, 가을야구 등판은 불투명하다.
삼성은 PO 4차전 이전에 한국시리즈(KS) 진출을 확정할 경우 KS 1차전 하루 전날인 20일까지 KS 엔트리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제출해야 한다.
PO가 5차전까지 펼쳐지면 엔트리 마감일은 21일이 된다.
남은 시간은 길면 4일, 짧으면 3일에 불과하다.
보통 다친 투수는 몸 상태를 회복한 뒤 불펜 투구를 통해 투구 수를 늘리는 과정을 밟고 라이브 피칭(타자를 세워두고 실전처럼 투구하는 훈련)을 통해 실전 감각을 끌어올려야 한다.
그러나 코너에게 남은 시간은 너무 짧다. 현실적으로 코너의 KS 등판 가능성은 희박하다.
삼성 박진만 감독도 큰 기대를 걸지 않는다. 박 감독은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PO 3차전을 앞두고 "본인이 열심히 재활하고 돌아오겠다고 했으나 앞으로의 상황은 지켜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현재 상황에선 코너를 머릿속에서 지우고 남은 선수 관리에 집중하는 편이 낫다.
삼성이 가을야구에서 외국인 선수 불참 문제로 타격을 받은 건 처음이 아니다.
삼성은 2013년 대체 선수로 영입한 오른손 투수 에스마일린 카리대가 정규시즌 단 한 경기에 등판해 1⅓이닝 5피안타 4볼넷 6실점으로 부진한 뒤 그대로 주저앉아 애를 태웠다.
삼성은 카리대의 회복을 기다렸지만, 포스트시즌이 끝날 때까지 복귀하지 못했다.
카리대는 그해 11월에 열린 아시아 시리즈까지 불참 의사를 밝혔고, 당시 삼성을 이끌던 류중일 감독은 언론을 통해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2001년엔 외국인 투수 발비노 갈베스가 삼성 팬들의 속을 뒤집었다.
갈베스는 그해 8월 어머니 간호를 이유로 출국한 뒤 7차례나 입국 날짜를 연기했다.
그는 10월 초에 입국해 두산 베어스와 KS 1차전에 선발 등판했으나 4이닝 5피안타 3실점으로 부진했고 KS 4차전에선 2이닝 6피안타 7실점 하며 무너졌다.
결국 삼성은 2승 4패로 우승 트로피를 두산에 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