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연장 접전 끝에 서울 삼성과의 잠실 라이벌 매치 'S-더비' 4연승을 이어간 프로농구 서울 SK의 전희철 감독은 내용에선 아쉬움이 남는다고 곱씹었다.
전 감독은 16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과의 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정 경기를 마치고 기자회견에서 "감독으로선 이겼지만 불만이 있는 경기"라며 "우리 팀이 보여줄 수 있는 공격과 수비 능력을 다 보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날 SK는 삼성과 연장전 끝에 115-113으로 이겨 공동 3위(25승 17패)를 지켰다.
하지만 한 경기 평균 득점이 이날 전까지 73점에 불과해 리그에서 가장 낮은 팀인 삼성에 전반 54점, 4쿼터까지 101점을 내주며 힘겨운 경기를 치렀다. 삼성은 이날 패했으나 이번 시즌 최다 득점 경기를 남겼다.
전 감독도 "전체적으로 우리 수비가 어수선했다"며 수비에 아쉬움을 표현했다.
그는 "기존에 하던 수비였음에도 1∼2쿼터에 특히 어수선했다. 전반에 리바운드가 10개 밖에 나오지 않은 건, 감독이 건드릴 수 없는 선수들이 경기에 임하는 자세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전 감독은 "흐름을 보면 지는 느낌의 경기였는데, 후반에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오면서 승리할 수 있었다. 힘든 경기에서 이기며 다행히 분위기가 처지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29점 13어시스트로 맹활약한 SK의 베테랑 가드 김선형도 "초반에 안일하게 했던 것 같다"며 전 감독과 같은 취지로 총평했다.
김선형은 "삼성이 좋아하는 플레이를 하게 해주고 기를 살려줬다. 전반에 54점이라는 많은 점수를 내줘서 동료들과 얘기했고, 후반에는 수비에 집중하며 경기를 우리 페이스로 돌릴 수 있었다"고 되짚었다.
최근 빡빡한 일정에 "몸이 힘들어서 계속 잠이 온다. 베개에 머리만 대면 잔다"며 웃은 그는 "많이 자고 먹으면서 잘 보충하고 있고, 동료들과 호흡이 잘 맞아 매번 100%를 쏟아내지 않아도 되니 자연스럽게 체력 안배가 돼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졌지만 상위권 팀인 SK와 명승부를 남긴 삼성의 은희석 감독은 "개막 이후 힘들게 팀을 끌고 오는 상황이었는데, 비시즌에 준비한 농구를 다시 펼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며 특히 리바운드 우위를 고무적으로 평가했다.
삼성은 이날 리바운드 수에서 37-28로 앞섰다. 특히 공격 리바운드가 18개로 SK보다 10개나 더 많았다.
은 감독은 "우리가 추구하는 트랜지션 공격의 시작이 리바운드다. 세컨드 찬스를 많이 얻으려면 공격 리바운드가 중요하다고 강조해왔는데, 외국인 선수들이 적응하고 부상 선수들이 복귀하면서 추구하는 내용에 부합해가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다만 은 감독은 "외국인 선수의 파울 관리가 잘되지 않고 이원석도 없어서 자밀 워니를 제어하지 못한 게 뼈아프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