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의 페프 과르디올라(52) 감독이 리버풀의 '전설' 스티븐 제라드(43)를 향한 실언을 사과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과르디올라 감독은 14일(현지시간) 영국 맨체스터에서 이뤄진 기자회견에서 "먼저 하고픈 말이 있다. 제라드에게 지난번 내 발언을 사과하고 싶다"며 "그건 불필요했고 바보 같은 발언이었다"고 말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내가 얼마나 제라드라는 사람과, 그의 경력, 이 나라를 위해 그가 헌신한 일을 선망하는지 그는 알고 있다"며 "내가 꺼낸 말이 부끄럽다. 제라드는 그런 대우를 받아선 안 되는 사람"이라고 했다.
이어 "개인적으로도 미안하다고 했지만 다시 공개적으로 사과를 전하고 싶다"며 "제라드의 가족들에게도 정말 미안하다. 내가 어리석었다"고 덧붙였다.
과르디올라는 앞서 11일 이뤄진 회견에서 맨시티가 리그 재정 규정을 위반했다는 혐의에 맞서 목소리를 높이던 중 대뜸 제라드의 과거 실수를 비꼬듯이 언급했다.
2009∼2018년 사이 100건 이상 재정 규정을 위반했다는 혐의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그간 팀의 성취가 퇴색된다고 느낄 것 같은지 취재진이 묻자 그는 "우리가 이뤄낸 건 우리의 것"이라고 딱 잘라 말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2012년 리그 우승을 확정한 순간을 돌아보며 "(당시) 세르히오 아궤로가 마리오 발로텔리의 어시스트를 받아서 골을 넣은 순간 등은 우리가 가진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더니 리버풀과 경쟁 끝에 우승을 따낸 2013-2014시즌을 언급하며 "제라드의 실수가 우리 팀의 책임인지 난 알지 못한다. 그때 안필드(리버풀 홈구장)에서 벌어진 상황이 맨시티의 잘못일까?"하고 되물었다.
이 시즌 막판 맨시티와 치열한 경쟁을 폈던 리버풀은 36라운드 홈 경기에서 첼시에 0-2로 패하면서 사실상 우승이 멀어졌다.
이 경기 패인 중 하나가 바로 제라드의 실수였다.
전반 막판 제라드가 미끄러지면서 공을 놓쳤고, 이를 낚아챈 상대 공격수 뎀바 바가 센터서클부터 수비수가 없는 후방을 질주한 후 골망을 흔들었다.
제라드는 이 시즌 리그 39경기에 나서 14골 14도움을 올리는 등 맹활약했지만, 결국 우승과는 연을 맺지 못했다.
리버풀 역사상 최고 미드필더로 평가받지만 한 번도 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한 그는 다음 시즌을 마지막으로 EPL을 떠나 선수 생활의 마지막을 미국에서 보냈다.
맨시티(15승 3무 4패·승점 48)는 올 시즌 역시 선두 아스널(16승 3무 2패·승점 51)과 우승 경쟁을 펼치는 중이다.
리그 1, 2위인 두 팀은 한국시간으로 16일 오전 4시 30분 아스널의 홈인 런던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맞대결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