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엔 트로피·목엔 금메달…귀국길 레드카펫 밟은 아르헨 선수들(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36년 만에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챔피언 트로피를 되찾은 아르헨티나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팬들의 열렬한 환호 속에 귀국하며 화끈한 '우승 축제'의 시작을 알렸다.
AFP통신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선수단을 태운 비행기가 현지시간으로 20일 오전 2시 40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에세이사 국제 공항에 도착했다.
비행기 출입문이 열리고 현지 취재진을 가장 먼저 맞이한 주인공은 '두 명의 리오넬들'이었다.
트레이닝복 차림에 우승 메달을 목에 건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파리 생제르맹)가 오른손에 2022 카타르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었고, '명장' 리오넬 스칼로니 감독도 메시와 나란히 서서 왼손을 높이 들어 환호에 화답했다.
활주로를 울리는 응원곡 무차초스(Muchachos)를 들으며 천천히 비행기에서 내려온 메시와 선수들은 취재진을 향해 엄지를 척 내밀면서 바닥에 깔린 레드카펫을 따라 퍼레이드용 버스로 향했다.
버스에는 3차례(1978년·1986년·2022년) 월드컵 우승을 상징하는 별 3개와 '세계 챔피언'(CAPEONES DEL MUNDO)이라는 문구가 새겨졌다.
응원곡 무차초스는 메시와 아르헨티나 대표팀이 가장 좋아한다고 알려진 그룹 라모스카(La Mosca)의 곡으로, 월드컵 기간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공식 응원가로 불렸다.
역시 우승 메달을 목에 걸고 짐을 챙겨 이동하는 선수들의 얼굴은 환한 미소로 가득했다.
곧장 버스 2층으로 올라선 선수들은 응원가 선율에 맞춰 손뼉을 치고 몸을 흔들며 축제 분위기를 실감했다.
이날 이른 새벽임에도 수천 명의 팬이 공항 인근의 아르헨티나축구협회 훈련장 주변에 진을 치고 국기를 흔들며 선수들의 금의환향을 목 빠지게 기다리고 있었다.
훈련장으로 이동하는 길에도 도로가 마비될 정도의 인파가 버스에 따라붙어 국기를 흔들고 노래를 불렀고, 열렬한 손짓과 함성으로 선수들을 반겼다.
버스가 이동하는 1차선을 제외하고 팬들로 도로가 가득 차자, 느린 속도로 주행하는 버스 2층에서 선수들은 난간에 가까이 붙어 팬들과 마주 보고 함께 호흡했다.
대표팀은 이날 정오부터 훈련장에서 수도 중심의 오벨리스크까지 우승 트로피를 들고 캐러밴 퍼레이드를 할 예정이다.
이 퍼레이드를 통해 선수들은 대회 기간 보내준 국민들의 전폭적인 응원에 화답할 예정이다.
카타르 월드컵 결승에서 프랑스를 승부차기 끝에 물리친 아르헨티나는 '축구 영웅' 디에고 마라도나가 활약한 1986 멕시코 대회 이후 무려 36년 만에 고국에 우승 트로피를 안겼다.
정부는 36년 만의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대표팀이 귀국한 20일을 공휴일로 지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