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장애' 딛고 복귀한 박지수의 눈물…"부모님 속상해해"

스포츠뉴스

'공황장애' 딛고 복귀한 박지수의 눈물…"부모님 속상해해"

베링 0 293 -0001.11.30 00:00

4쿼터 '복귀 득점' 올리고 김완수 감독과 하이파이브…"한 골 넣기 힘들더라"

첫 득점하고 김완수 감독과 하이파이브 하는 박지수
첫 득점하고 김완수 감독과 하이파이브 하는 박지수

[WKBL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엄마, 아빠 딸로 태어나길 잘한 것 같아요."

소녀처럼 웃던 박지수(24·KB)는 부모님 얘기가 나오자 그만 울어버렸다.

박지수는 17일 부천체육관에서 열린 신한은행 SOL 2022-2023 여자프로농구 부천 하나원큐와 원정 경기에 출전해 청주 KB의 77-60 승리에 이바지했다.

지난 4월 14일 치른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3차전 이후 247일, 8개월여만의 복귀전이었다.

수년째 리그 최고의 선수로 군림해온 박지수는 지난여름 공황장애 진단을 받았다.

대한민국농구협회에 따르면 과호흡 증세가 심해 검사를 받은 결과 공황장애 초기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몇 달간 치료와 휴식에만 집중했다.

박지수는 3쿼터 초반 코트에 투입됐다.

예전보다 근육량이 빠져 보였고, 몸놀림이 다소 둔해 보였다.

KB 박지수
KB 박지수

[WKBL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러나 '감'을 되찾아가면서 박지수의 표정은 점점 밝아졌다.

4쿼터 중반에는 중거리에서 과감하게 중거리 점프슛을 던져 복귀 득점을 올리기도 했다.

경기 뒤 밝은 표정으로 중계방송 인터뷰에 나선 박지수는 마지막에 부모님 얘기를 하면서 눈물을 터뜨렸다.

박지수는 "가장 가까운 곳에서 부모님이 내가 아픈 모습을 다 봤다. 내가 아파하는 것을 보면서 심한 걸 알고 속상해하셨다"면서 "부모님의 서포트 덕에 이렇게 코트에 나올 수 있었다. 엄마, 아빠 딸로 태어나길 잘한 것 같다"고 말했다.

어머니인 이수경씨는 이날 경기장을 찾아 딸의 복귀전을 '직관'했다.

박지수는 또 "코트에 선 것만으로도 감사한 하루"라면서 "3~4개월 동안 집에서 아무것도 못 해서 운동량이 적어 근육이 많이 빠진 상태였다. 한 달 전쯤 팀 숙소에 복귀해 차근차근 몸을 만들어왔다. 이게 내 의지와 합쳐져서 오늘 경기에 나갈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박지수와 KB 선수들
박지수와 KB 선수들

[WKBL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박지수는 첫 득점을 올린 뒤 김완수 감독에게 달려가 하이 파이브를 하기도 했다.

박지수는 "'한 골 넣기가 이렇게 힘들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신입생(신인 선수)으로 돌아간 기분이었다"면서 웃었다.

이어 "훈련장에서 분위기가 처졌을 때 '득점하면 하이 파이브 할 테니까 받아주세요' 하고 감독님께 말씀드린 게 생각나서 달려갔다"고 돌이켰다.

박지수는 "당장 직전 시즌만큼의 경기력을 보여주기에는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다"면서 "팬들은 아쉬울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난 최선을 다하겠다. 최고의 경기를 보여드릴 수 있게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Comments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