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국제축구연맹(FIFA) 기술연구그룹(TSG)의 일원으로 2022 카타르 월드컵 현장을 누비는 차두리(42) FC서울 유스 강화실장이 아시아 축구 선전의 핵심으로 유럽파 선수들의 경험을 꼽았다.
차 실장은 12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TSG 브리핑에서 "아시아 팀들이 조별리그에서 전통의 강호를 꺾는 등 좋은 성과를 냈다"고 돌아봤다.
그는 "사우디아라비아는 아르헨티나를, 일본은 독일과 스페인을, 한국은 포르투갈을 이겼다"며 "이렇게 된 이유 중 하나는 많은 아시아 선수들이 유럽에서 뛰고 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특히 유럽에 기반을 둔 호주, 일본, 한국 선수들이 많다.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에서 주장을 맡은 선수도 있다"며 "유럽 팀과 경기에서 겁먹지 않게 되고, 더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고 설명했다.
차 실장은 "내가 월드컵에서 뛰던 2002 한일 대회만 하더라도 유럽에서 뛰는 대표팀 선수는 2명이었다"고 돌아봤다.
당시 안정환 MBC 해설위원이 이탈리아 프로축구 페루자, 설기현 경남FC 감독이 벨기에 프로축구 안데를레흐트 소속이었다.
벤투호 내 유럽파는 손흥민(토트넘), 김민재(나폴리), 이강인(마요르카), 황희찬(울버햄프턴), 이재성(마인츠), 정우영(프라이부르크), 황인범, 황의조(이상 올림피아코스)까지 8명이다.
일본의 경우 최종 명단 26명 중 19명이 유럽에서 뛴다.
독일 1부 리그 7명, 2부 리그 1명 등 독일에서만 8명이 뛰면서 일본 프로축구 J리그 선수 7명을 웃돈다.
실제로 공격수 미나미노 다쿠미(AS 모나코)도 개막 전 교도통신에 "해외에서 뛰는 선수들과 대결을 두려워하는 선수는 (대표팀에) 한 명도 없다"며 "유럽의 소속팀에서 평소에 하던 것처럼 뛸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차 실장은 아시아 팀들의 전술도 칭찬했다.
그는 "전술이 크게 발전했다. 선수들도 전술을 잘 이해하고 여러 포메이션에서도 경기를 뛰었다"고 말했다.
다만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으로 16강에 오른 호주, 일본, 한국이 모두 탈락한 데는 아쉬움을 표했다.
차 실장은 "경기력 격차가 좁혀지고는 있지만 16강에 올라서 만난 강팀들에 비해서는 여러 문제점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선수 시절 2002 한일 월드컵,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을 포함해 국가대표로 76경기에 출전하고 독일을 비롯한 유럽 리그에서 주로 활약한 차 실장은 2018 러시아 월드컵 땐 대표팀 코치를 맡았고, 이번엔 FIFA TSG로 월드컵 현장에서 일하고 있다.
TSG는 월드컵 현장에서 경기를 분석하고 공식 보고서를 작성하는 등의 일을 한다. 대회 최우수 선수인 골든볼 등 개인 수상자 선정에도 관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