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하=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꿈의 무대' 월드컵 무대에 첫선을 보이는 카타르는 기분 좋게 전통을 이어갈 수 있을까.
2022 국제축구연맹( FIFA) 카타르 월드컵이 오는 21일 오전 1시(한국시간) 알코르의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카타르-에콰도르의 조별리그 A조 1차전으로 막을 올린다.
네덜란드, 세네갈과도 같은 조에 속한 카타르는 대회 공식 개막전인 이 경기로 월드컵 데뷔전을 치른다.
개최국 자격으로 자동 출전권을 얻은 카타르는 이전까지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아본 적이 없다.
대회를 개최하게 된 덕분에 월드컵 데뷔를 하는 것은 사실상 카타르가 최초다. 같은 사례로 우루과이가 있지만 1930년 제1회 대회였기 때문이다.
카타르에 맞설 에콰도르는 이번이 4번째 월드컵 무대다. 2006년 독일 대회에서는 16강에 오르기도 했다.
카타르도 기대는 구석은 있다. 바로 월드컵 개막전에서 패한 개최국은 아직 없다는 것이다.
개최국이 대회 개막전에 나선 것은 제2회 대회인 1934년 이탈리아 대회가 처음이다.
당시는 개막전으로 8경기가 동시에 치러졌는데 이탈리아는 미국에 7-1 대승을 거두고 대회 첫 우승을 차지하는 디딤돌을 놓았다.
이후 1950년 브라질이 자국 마라카낭에서 열린 대회 개막전에서 멕시코를 4-0으로 완파했다. 8년 후 스웨덴은 자국 대회 개막전에서 3-0 승리를 거뒀다. 역시 희생양은 멕시코였다.
1962년 대회에서는 개막전으로 4경기가 동시에 열렸고, 개최국 칠레는 스위스를 3-1로 꺾었다.
개최국의 개막전 승전가는 1966년 잉글랜드 대회에서 끊겼다. 다만, 개최국이 패하지는 않았다. 잉글랜드는 우루과이와 0-0으로 비겼다.
1970년 대회 개막전에서도 개최국 멕시코는 10만여 명의 관중 앞에서 옛 소련과 0-0 무승부를 거뒀다.
1974년부터 2002년까지는 직전 대회 우승팀이 공식 개막전에 나섰다.
2006년 독일 대회부터 공식 개막전을 치르는 영예가 개최국에 돌아갔다.
2006년 독일(코스타리카전 4-2 승)을 시작으로 2014년 브라질(크로아티아전 3-1 승), 2018년 러시아(사우디아라비아전 5-0 승)가 개최국 자격으로 나선 개막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2010년 개최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은 대회 공식 첫 경기에서 멕시코와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개최국 개막전 무패'라는 역사가 아니더라도 카타르를 이번 대회에서 돌풍을 일으킬 후보로 꼽는 이들도 적지 않다.
카타르는 2010년 12월에 월드컵 유치에 성공한 뒤 풍부한 '오일 머니'를 앞세워 국가대표팀 전력 강화를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했다.
시행착오는 있었으나 카타르 대표팀은 엄청난 지원을 바탕으로 경험과 실력을 쌓으며 급성장했다.
2019년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는 대회 사상 첫 우승을 전승으로 이뤘다. 8강에서는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끈 우리나라를 1-0으로 눌렀다.
2010년 113위까지 떨어졌던 카타르의 FIFA 랭킹은 지난해 42위까지 올랐다가 현재 50위에 자리하고 있다.
카타르 대표팀은 펠릭스 산체스(스페인)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다.
산체스 감독은 카타르에서 연령대별 감독을 거쳐 2017년부터 A대표팀을 이끌고 있어 카타르 선수들을 속속들이 안다.
이번 월드컵 최종명단에 든 카타르 국가대표 26명은 모두 자국 스타스 리그 소속 선수들이다.
카타르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6개월 동안 합숙 훈련을 하고 평가전을 치르며 월드컵 데뷔를 준비해 왔다.
이를 두고 한국이 2002년 개최한 월드컵에서 장기 합숙을 통해 4강 신화를 써 내려간 데서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외신 보도도 있었다.
2018년 러시아 대회까지 역대 21번의 월드컵에서 개최국이 1라운드를 통과하지 못한 적은 2010년 대회의 남아프리카공화국뿐이었다는 점도 카타르의 꿈을 키운다.
남아공은 당시 1승 1부 1패로 우루과이(2승 1무 1패), 멕시코(1승 1무 1패)에 이어 조 3위를 차지해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프랑스(1무 2패)가 조 최하위였던 당시 남아공은 멕시코와 승점은 같았지만 골 득실 차(멕시코 +1, 남아공 -2)에서 밀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