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에노스아이레스=연합뉴스) 김선정 통신원 = 카타르 월드컵 개막이 2주가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아르헨티나 축구 국가대표팀이 고국에서 카타르로 3가지 식품을 직접 공수해 간 것으로 알려져 이들 식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르헨티나 축구연맹은 선수들이 최상의 컨디션으로 경기에 임하기 위해서는 연습 때와 똑같은 조건에서 음식을 섭취해야 한다는 대표팀 감독의 판단에 따라 소고기, 예르바마테(차 종류) 그리고 둘세데레체(캐러멜 잼)를 카타르까지 직접 가져갔다고 밝혔다
아르헨티나는 국민 1인당 소고기 연간소비량이 47.8킬로그램으로 세계에서 소고기를 가장 많이 섭취하는 국가에 꼽힌다. 축구팀도 이런 아르헨티나 국민답게 월드컵 대회 기간에 소비할 소고기를 컨테이너로 운반해간 것으로 전해졌다.
카타르 현지에서도 소고기를 구할 수 있으나 사전답사 결과, 현지에서 사용하는 소고기는 호주산 소고기로 아르헨티나산과는 달라서 직접 운반해 가기로 했다고 라나시온 등 다수의 현지 매체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고기와 더불어 챙긴 식품은 아르헨티나에서 발명했다고 알려진 둘세데레체다.
이는 은은한 불에서 우유에 설탕을 넣고 장시간 조려서 만드는 캐러멜 맛의 잼으로, 주로 빵이나 다양한 파이에 발라먹는다.
아르헨티나 국민의 둘세데레체에 대한 사랑은 우리의 고추장과 비슷해서 해외여행이나 유학 시에 꼭 챙겨가는 식품으로 알려졌다.
또 국민음료라고 불리는 마테에 사용되는 찻잎(예르바마테)을 아르헨티나 제품이 아닌 우루과이 제품을 공수해 가서 논란이 일고 있다.
우리로 치면 우리 인삼차가 아닌 일본 인삼차를 가지고 간 것이다.
예르바마테는 여러 찻잎을 갈아서 만든 차의 일종으로 특수 제작한 마테라는 통에 넣고 뜨거운 물을 부은 후 빨대로 빨아 마시는 아르헨티나 국민음료로, 한 명이 마신 후 같은 통에 찻잎과 뜨거운 물을 더 붓고 같은 빨대로 마신다.
예르바마테는 차가 지닌 훌륭한 성분 외에도, 경기 후 선수들끼리 스트레스를 풀고 담소를 나누며 친목을 도모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르바마테 생산지로 유명한 미시오네스주 전 하원의원을 역임한 루이스 마리오 파스토리는 본인 SNS에 올린 글에서 "아르헨티나 미시오네스주와 코리엔테스주에서 생산되는 수십 가지의 예르바마테 브랜드가 있는데 우리 축구 국가팀은 우루과이 제품을 공수해갔다"면서 "이건 이해도 안 되고 도발이다"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아르헨티나 축구연맹은 아직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관계자들은 선수들이 필요한 물품을 요청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우루과이 제품을 준비한 이유는 아르헨티나 대표팀 주장이자 우루과이 대표팀 루이스 수아레스 축구선수와 각별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메시가 즐겨 마시는 브랜드로 대표팀 선수들도 습관이 된 것이라는 설도 있다.
아르헨티나 제품이 아니어서 실망스럽다는 글도 있지만, 제품에 따라 혼합된 차 종류가 달라 맛이 다르기 때문에 선수들 개인 음료 취향을 존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지지를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