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키움 히어로즈의 유격수 신준우(21)는 지난달 19일 인생 최악의 날을 보냈다.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kt wiz와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무려 3개의 실책을 범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내야 수비 안정을 위해 수비형 유격수인 신준우를 중용했으나, 신준우는 부담과 떨림을 이겨내지 못하고 스스로 무너졌다.
한 경기에서 실책 3개가 나온 건 프로야구 포스트시즌(PS) 한 경기 최다 타이기록으로 신준우는 그날 이후 PS 선발 라인업에서 이름을 감췄다.
악몽 같은 시간이었다. 키움은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KS·7전4승제)에 진출했지만, 신준우는 쉽게 고개를 들지 못했다. 자신감이 크게 떨어진 듯했다.
신준우는 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KS 4차전에서야 다시 선발 라인업에 포함됐다.
홍원기 감독은 전날 경기에서 실책한 유격수 김휘집을 대체하고 역전패한 팀 분위기를 추스르기 위해 다시 한번 신준우에게 기회를 줬다.
8번 타자 유격수로 17일 만에 선발 출전한 신준우는 아픔을 딛고 이날 경기의 영웅이 됐다.
그는 0-1로 뒤진 2회말 1사 1, 3루 기회에서 상대 선발 숀 모리만도를 상대로 1루 쪽 기습 스퀴즈 번트를 날린 뒤 온 힘을 다해 내달렸다.
허를 찌르는 번트에 SSG 내야 수비 라인은 무너졌다. 결과는 세이프. 동점을 만든 신준우는 그제야 활짝 웃었다.
신준우의 활약은 계속됐다. 그는 5-1로 앞선 3회말 1사 3루 기회에서 바뀐 투수 노경은을 상대로 깨끗한 우전 적시타를 날렸다.
이날 신준우는 3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팀의 6-3 승리를 이끌었다.
신준우는 수비에서도 제 몫을 다했다. 3회 최지훈의 내야 땅볼을 침착하게 1루로 던져 아웃카운트를 잡는 등 실수 없이 트라우마를 극복했다.
올해 PS는 2021년 입단한 신준우의 첫 번째 가을 무대다. 이렇게 또 하나의 가슴 찡한 스토리가 만들어졌다.